미국이 세계를 망치는 100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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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미국의 정치학자 존 터먼은 '미국이 세상을 망치는 100가지 방법'에서 패리스 힐튼,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 맥도널드(위쪽부터) 등을 세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문화로 꼽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테러리즘, 월마트, 맥도널드, 패리스 힐튼….

미국 MIT대 국제학 연구소장인 정치학자 존 터먼이 꼽은 '전 세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국적인 것' 100가지 가운데 일부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8월 26일 출간될 터먼의 책 '미국이 세계를 망치는 100가지 방법'을 소개하며 저자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터먼은 이 책에서 '테러리즘부터 대중문화까지' 미국의 모든 것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 목록이 100가지에 이른다. 뉴스위크는 "이중에는 과거와 현재의 사건은 물론 매우 정치적인 것부터 TV프로 등 대중문화까지 망라돼 있다"고 전했다. 냉전과 베트남전쟁을 비롯한 굵직한 사건은 물론 이라크 재건사업을 독점하고 있는 핼리버튼사, 기름을 많이 먹는 SUV자동차, 도박도시 라스베이거스 등도 포함됐다.

터먼은 이 중에서 최악의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생태 환경 파괴'를 꼽았다. 특히 그는 세계 인구의 5%밖에 되지 않는 미국인이 세계 자원의 25%를 소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순간적으로 내린 결정이 초래한 엄청난 결과를 환기시키기 위해 냉전과 베트남 전쟁도 목록에 넣었다. 부시 정권과 미국의 중동 정책도 비판했다.

한편 힐튼 그룹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을 리스트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힐튼에 대한 관심은 유명 인사에 대한 그릇된 강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젊은 여성들이 힐튼과 같은 여성을 모델로 삼는 것은 거식증, 외모 지상주의, 현실과 동떨어진 헛된 환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파괴적이라는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미국이 잘한 것 10가지'도 언급했다. 그는 자유와 평등, 공정함과 개방성 등을 미국의 미덕으로 꼽았다. 한편 '반미주의자'로 비난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터먼은 "미국이 다른 나라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에 대해 정작 미국인들은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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