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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코로나 충격 우려에 정책금리 내려 50조원 유동성 공급

중앙일보

입력

중국 인민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에 대응해 17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강 우려에 대응해 17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이 정책자금 금리를 내려서 총 3000억 위안(약 50조 700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 우려가 커지면서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다.

인민은행, MLF 금리 3.25→3.15% 인하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타격 우려 커져 #20일 발표되는 LPR 금리 인하 유력시

17일 인민은행은 2000억 위안(약 34조원) 규모의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3.25%에서 3.1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7일 만기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운영을 통해 1000억 위안(약 17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MLF 금리는 인민은행의 정책 금리 역할로, 농업기업과 중소기업 등에 대출을 장려하기 위해 3개월·6개월·1년 만기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수단이다. 대출우대금리(LPR), 지급준비율(지준율), 역레포 등과 함께 인민은행의 주요 통화정책 수단 중 하나다.

MLF 금리가 내리면 시중 은행들은 더 낮은 금융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소비자에게 그만큼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게다가 MLF 금리는 사실상 중국의 대출 기준금리인 LPR과도 연동된다. LPR은 1년물 MLF에 은행 조달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을 가산해 산출하는 금리다. MLF 금리를 내리면 LPR도 인하 수순을 밟는 구조다.

따라서 이달 20일 발표되는 2월 LPR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현재 4.15%(1년 기준)인 LPR이 4.05%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PR은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 금리의 평균치로, 중국 정부는 전 금융기관이 LPR을 대출 업무의 기준으로 삼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당초 5.7%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파 때문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전망치는 5.2%다. UBS와 무디스는 각각 5.4%와 5.3%를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5%대를 사수하는 ‘바오우(保五)’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창당 100주년인 2021년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선언해야 하는 중국 공산당이 올해 5.6% 가량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급준비율 인하, 재정적자율 확대 등 추가적인 부양정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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