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발병 전까지 반짝한 소비… 올해 전망 ‘흐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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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인 지난 9일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한산한 부산 중구 국제시장. 송봉근 기자

휴일인 지난 9일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한산한 부산 중구 국제시장. 송봉근 기자

바닥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성장, 온라인 쇼핑 확대 등 영향으로 지난해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올해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소비)는 2018년 대비 2.4%(잠정치) 늘었다. 소매판매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구체적으로 전국 16개 시도(세종 제외) 중 10개 시도(대구ㆍ광주ㆍ대전ㆍ울산ㆍ경기ㆍ강원ㆍ충북ㆍ충남ㆍ전남ㆍ경북)에서 소비가 감소했다. 대형마트, 슈퍼마켓ㆍ편의점, 전문소매점 위주로 판매가 줄었다. 하지만 서울(5.1%)ㆍ제주(10.7%) 2곳에서 크게 늘어 만회했다. 양동희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면세점 매출 급증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업 생산에서 두드러진 건 국내 ‘제조업 심장’으로 불리는 울산의 부진이다.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울산만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양동희 과장은 “제조업 부진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나빠졌다”며 “다만 조선ㆍ자동차 등 산업이 회복하는 추세라 하락 폭이 꾸준히 줄다 4분기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통계는 지난해 지표라 신종 코로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해 소비가 정점을 찍고 꺾일 가능성이다. 소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말~2009년 초를 제외하곤 매년 늘었다. 하지만 올 초부터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국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가 줄면 기업 매출 감소, 채용 감소,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내수 활성화에 근거한 정부 경제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의 해외 관광 위축으로 인한 한국 내 관광 수입 감소가 한국 경제에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원석 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기 수요 충격에 의한 유동성 부족, 매출 감소에 취약한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해 지원하는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며 “감염자 이동 경로를 최대한 신속히 파악해 국민에게 공유하고 방역 작업을 신속히 완료해 소비 심리가 위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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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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