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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생가 복원”“주연 배우가 동문” 기생충 마케팅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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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봉준호 감독이 트로피를 든 사진을 올리며 버버리의 ‘잉글리시 핏 턱시도’를 입었다고 홍보했다. [버버리 인스타그램 캡처]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봉준호 감독이 트로피를 든 사진을 올리며 버버리의 ‘잉글리시 핏 턱시도’를 입었다고 홍보했다. [버버리 인스타그램 캡처]

‘기생충’ 마케팅에 불이 붙었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졸업한 학교도, 봉 감독의 고향 대구를 비롯해 영화 ‘기생충’과 관련 있는 지자체들이 ‘아카데미 4관왕’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총선전에 들어선 정치권은 ‘봉준호 공약’과 패러디 마케팅을 쏟아내고 있다. ‘뒤늦게 숟가락 얹기냐’는 눈총도 불사하는 형국이다.

봉 감독 고향 대구 기념사업 추진 #고양시는 반지하 집과 골목 복원 #임은정 “블랙리스트 모임 만들까” #뒤늦게 숟가락 얹는다 비판 나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는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 날인 10일 “영화 ‘기생충’을 빛낸 한예종 예술가들”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선균, 장혜진, 박소담 등 주연 배우들이 한예종 출신임을 자랑했다. 봉 감독이 졸업한 연세대 백양로엔 ‘자랑스러운 연세인’이란 플래카드가 붙었다.

정치권의 기생충 패러디 총선 포스터.

정치권의 기생충 패러디 총선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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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감독의 출생지인 대구 지역 정치인들의 마케팅전엔 불꽃이 튄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11일 “대구 신청사 앞 두류공원에 ‘봉준호 영화박물관’을 건립해 세계적인 영화 테마 관광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예비 후보들이 남구 대명동을 중심으로 봉준호기념관과 생가터 복원, 영화 기생충 조형물 설치 등의 공약을 쏟아냈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1969년생인 봉 감독은 현재 미군부대가 있는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났고, 대명동의 남도초등학교에 다녔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전학했다고 한다. 대구시도 지자체 차원에서 봉준호 기념사업 추진 계획을 밝혔다. 서울 마포구는 전담팀을 꾸렸다. 마포구 관계자는 “우선 슈퍼 인근에 포토존을 만들어 방문객의 추억 남기기를 돕고 이 일대를 마을여행 골목투어 코스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백양로에 내걸린 동문 봉 감독 수상 축하 플래카드. [뉴시스]

연세대 백양로에 내걸린 동문 봉 감독 수상 축하 플래카드. [뉴시스]

영화 ‘기생충’은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에서 상당 부분 촬영됐다. 이곳에서 기택(송강호 분)의 반지하 집과 골목을 만들어 폭우에 동네가 물에 잠기는 장면 등을 찍었다. 스튜디오 내 대형 수조에 20개 동 40가구를 세트로 제작한 뒤 인근 하천에서 취수한 물 50t을 퍼부었다. 고양시는 이 세트를 복원하고 동시에 영상문화단지 조성 계획도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자신을 "검사 블랙리스트 피해자”라며 "봉 감독, 송강호와 함께 블랙리스트 모임을 추진해 볼까”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국당이 "기념비적 사건” 이라며 봉 감독을 추켜세우자 "블랙리스트 올려놓고 숟가락 얹나”라고 비판했다.

이지영·최은경 기자, 대구=김윤호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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