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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슈퍼·스카이피자만 있나? 서울시 ‘기생충 팸투어’ 만든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영화 '기생충' 촬영지 명소로 소개한 마포구 손기정로6길의 한 계단.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영화 '기생충' 촬영지 명소로 소개한 마포구 손기정로6길의 한 계단. [사진 서울시]

‘돼지쌀슈퍼-기택 동네 계단-자하문 터널 계단-스카이피자’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2일 서울시 관광정보 사이트인 ‘비지트 서울(Visit Seoul)’에 소개한 영화 기생충 촬영지 탐방 코스다.
기생충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각 지자체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는 비지트 서울에 글을 게시할 당시 북미가 ‘제시카 송 앓이’를 하고 있다며 기생충 촬영 명소 4곳을 이렇게 소개했다. 제시카 송은 영화에서 주인공 기택(송강호)의 딸인 기정(박소담)이 위장한 신분을 기억하기 위해 부르는 노래로 ‘독도는 우리땅’이 원곡이다.

서울시, 팸투어 개발 등 검토  

기생충 촬영지 명소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 마포구 돼지쌀슈퍼. 영화에서 우리슈퍼로 등장한다. [사진 서울시]

기생충 촬영지 명소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서울 마포구 돼지쌀슈퍼. 영화에서 우리슈퍼로 등장한다. [사진 서울시]

서울 마포구 손기정로에 있는 돼지쌀슈퍼는 영화 주인공 기우(최우식)가 친구(박서준)에게 동익(이선균) 딸의 과외 아르바이트를 제안받는 장소다. 기택네가 동익네와 연결되는 시작점인 곳이라 의미가 있다. 기정이 영화에서는 상호가 우리슈퍼로 나왔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이후 많은 언론에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기택 동네 계단에서는 기정이 복숭아를 들고 동익네로 가는 장면을 촬영했다. 돼지쌀슈퍼에서 도보로 1분 거리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 터널 계단은 거센 비로 캠핑을 취소하고 돌아온 집주인 동익네를 피해 기택 가족이 도망 나와 달리는 장소다. 계단으로 계층의 차이를 표현했다고 알려졌다. 서울시는 터널 내부가 영화에서 보던 장면만큼 스산한 느낌을 준다며 흐린 날에 방문하면 영화 분위기를 한층 더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스카이피자는 영화 속에서 피자시대로 등장한다. 이곳 역시 돼지쌀슈퍼와 함께 많은 기생충 팬의 ‘성지순례’ 장소가 됐다. 기택 가족이 돈을 벌기 위해 피자 박스 접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이다. 현실에서는 2002년 영업을 시작한 토박이 피자가게로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가게에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사장이 함께 찍은 사진과 봉 감독의 사인이 걸려 있다.

또 다른 기생충의 촬영지 명소인 서울 종로구 자하문 터널 계단. 영화에서 중요한 상징을 담고 있다. [사진 서울시]

또 다른 기생충의 촬영지 명소인 서울 종로구 자하문 터널 계단. 영화에서 중요한 상징을 담고 있다. [사진 서울시]

유동균 마포구청장 직접 촬영지 찾아 

서울시 관광사업과 관계자는 “기생충 촬영 명소를 활용한 팸투어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반응에 따라 관광 코스 상품으로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팸투어는 사진작가나 여행기자, 협력업체 등을 초청해 관광지나 상품 등을 소개하는 투어다. 마포구는 전담팀까지 구성해 기생충 관광명소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우선 슈퍼 인근에 포토존을 만들어 방문객의 추억 남기기를 돕고 이 일대를 포함한 마을여행 골목 투어 코스를 개발해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지자체장들도 깊은 관심을 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증명해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쾌거를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직접 돼지쌀슈퍼 등 촬영지를 돌아보며 관광지 조성사업을 챙겼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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