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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락치 아닌 것 같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사체부검 "외상에 의한 쇼크사"
연세대 학생회관내 설인종군(20·동양공전 공업화학2) 폭행치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설 군의 고교동창생 박재신군(20)을 연행 조사한 결과 박 군이 설 군에게 안기부직원을 소개해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숨진 설 군이 프락치가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있다.<관계기사 12면>
또 18일 밤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주식(21·응용통계3·만화사랑서클회장) 이선욱 (20·경제3)군 등은 경찰에서『뚜렷한 증거도 없이 설 군을 프락치로 생각한 것은 판단착오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17일 설 군의 사체부검결과 사인을 각목으로 심하게 맞은 외상성 쇼크사로 밝혀냈다.
경찰은 설 군을 구타 후 학생들이 옷을 갈아 입혔음을 밝혀내고 당초 설 군이 입었던 옷을 수거, 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검찰은 서울서부지청 진형구 형사2부장과 임휘윤 특수부장검사 등 검사 6명으로 이 사건 전담수사 반을 편성,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수사토록 했다.
◇박 군 진술=박 군은『최근 6개월간 설 군과 만난 적이 없으며「심현순」이라는 안기부직원은 아는 바도 없고 설 군에게 소개해준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골프장 캐디로 있는 박 군은『고교3년 동안 같은 반 친구였기 때문에 설 군이 매를 못 견뎌 무심결에 내 이름을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속학생 진술=이선욱 군은『처음에는 설 군이 여러 가지 수상한 행동을 보여 프락치로 생각했으나 현재는 프락치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경찰 신문도중 구속학생들은 자신들이 명동성당에서 작성한 자술서에서 주장한『설 군이 안기부분실 지하실에 홍보부장 고양이 감금되어 있다고 자백했다』는 내용에 대해 서로『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결과=부검을 집도한 과학수사연구소 서재관 박사는『설 군의 허벅지·둔부·가슴 등에서 피하출혈이 발견됐으며 허벅지·둔부는 깊이 2∼3cm의 피하출혈이 생겨있었다』고 말하고 이 정도 외상이면 쇼크상태에 빠져 사망하게 된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또『왼쪽 앞가슴 여섯 번째 갈비뼈가 부러졌으며 머리 위 부분에도 파열상이 있었다』며『목 졸린 흔적도 있으나 설골이 부러지지 않아 직접적인 사인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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