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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신물질 발견한 대학원생, 휴먼테크논문 대상 영예

중앙일보

입력

26회 휴먼테크논문대상 대상 수상자인 송준성씨 [사진 삼성전자]

26회 휴먼테크논문대상 대상 수상자인 송준성씨 [사진 삼성전자]

 성균관대 석박통합 과정 송준성씨 대상 영예  

“한국의 양자 컴퓨터 개발에 탄탄한 기초를 쌓겠습니다.”

11일 삼성전자가 주최하는 제26회 ‘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송준성(27)씨의 수상 소감이다.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석박통합 과정을 밟고 있는 송씨는 양자 컴퓨터에 응용이 가능한 신규 물질을 발견하고 연구한 논문으로 대상을 받았다.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는 반도체가 아닌 원자를 기억소자로 하는 첨단 미래형 컴퓨터다. 기존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 딥러닝과 빅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돼 세계 각국이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진 연구 단계다.

양자컴퓨터는 1과 0의 값을 갖는 비트(bit)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는 일반 컴퓨터와 달리 ‘큐비트(qubit: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갖는 것)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한다. 큐비트를 실현하기 위해선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제로(0)’가 되는 초전도성을 갖는 물질이 필요하다. 이 물질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송씨는 이번에 '상압(常壓)에서 초전도성을 보이는 삼차원 위상 디락 반금속(Three dimensional topological Dirac semimetal)'을 발견했다. 평상시 대기압(상압) 상태에서 전력을 소비하지 않고도 전류를 흐르게 하는(초전도성) 반금속 물질을 말한다. 10년 전부터 관련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진행돼왔고 현재까지 삼차원 위상 디락 반금속은 2개가 발견됐다. 송씨는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물질은 기존 2개 물질과는 달리 일정한 압력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초전도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이번 연구를 위해 4년간 100개가 넘는 시료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직접 만들고 검증했다. 송씨는 “한국에서 이런 기초 연구를 했다는 걸 믿어주실까 했는데 역시나 논문 발표 심사 때 ‘100개의 시료를 만들다니 미쳤다’는 반응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들도 송씨의 수준 높은 논문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그는 “응용뿐 아니라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열심히 하는 연구자들이 많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면서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은상, 말매미 개체관리 연구한 고교생 원유건 군  

말매미 개체 수 관리 기술을 연구한 세종과학고 2학년 원유건(18)군은 고교부문 환경·식품·위생 분과 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원군은 병충해와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말매미의 울음소리를 분석해 소리를 내는 발음기관의 형성을 막는 음파 방사 장치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유충 단계부터 방해 음파에 노출된 매미는 발음기관이 정상 발육 때보다 30~50% 정도 덜 형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원군은 특히 지난해에도 관련 연구로 금상을 받았는데, 올해 더 진전된 연구로 2년 연속 수상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심사위원들은 공저자 없이 연구를 끈기있게 수행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원군은 “매미 관찰을 위해 서식지에 텐트를 치고 36시간을 관찰하기도 했다”면서 “고3이 되니 학업에 대한 부담은 생겼지만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꾸준히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26회 휴먼테크논문대상 은상 수상자 원유건 군. [사진 삼성전자]

26회 휴먼테크논문대상 은상 수상자 원유건 군. [사진 삼성전자]

휴먼테크논문대상은 1994년 과학기술 발전의 주역이 될 새싹을 발굴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중앙일보가 공동 후원한다. 26회를 맞은 올해는 대상 1명을 포함, 대학과 고교부문에서 총 118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1회 수상자인 신기정 카이스트 AI대학원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휴먼테크논문대상 홈페이지 업로드된 축하 영상을 통해 “휴먼테크논문대상은 저에게 ‘연구자의 길을 가도 좋다’는 응원의 메시지였다”면서 “수상자들이 더 훌륭한 연구자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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