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승민, 인천 유정복.”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핵심 관계자가 1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밝힌 4ㆍ15 총선 ‘수도권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구상안’이다. 서울의 젊은 유권자층을 겨냥해 유승민 의원을 선거 전면에 내세우고, 인천지역은 유정복 전 인천시장으로 하자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개혁보수의 아이콘인 유 의원을 대구가 아닌 서울에 내세우면 반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이 9일 불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유 의원이 불출마 입장을 바꿔 서울 험지에서 싸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관위 관계자는 “유정복 전 시장은 친박계이면서도 합리적이라는 평판이 많다”며 “당내 비토세력도 적고 인천 여론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날 공관위 테이블에서도 논의했다고 한다.
서울(49석)·경기(60석)·인천(13석) 등 수도권은 전체 253개 지역구 중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려 있다. 한국당은 4년 전 총선 때 35석을 얻는 데 그쳤다. 2년 전 지방선거 때는 광역단체장을 모두 민주당에 뺏겼다. 기초단체장도 65곳 중 민주당이 62곳을 쓸어갔다. 한국당이 당선된 곳은 3곳뿐이다.
공관위는 당 대표급ㆍ유명 인사들이 함께 수도권에 출마하는 강력한 ‘한강 벨트’ 안(案)을 구상 중이다. 서울지역에는 김병준 전 당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여러 이름이 나온다. 공관위 관계자는 “서울 내 호남지역이 많은 곳에 이정현 전 대표를 복당시켜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 ‘최전방 공격수’로 이름을 알린 곽상도(대구 중·남) 의원을 서울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종로 출마를 선언했던 무소속 이정현(전남 순천ㆍ곡성) 의원은 이날 "황교안 대표에게 양보하겠다"며 출마 의사를 접었다. 곽상도 의원은 “거취를 모두 당에 맡기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자객공천’ 얘기도 나온다. 지난해 초 당협위원장 자리를 스스로 반납했던 김용태 의원을 서울 구로을에 투입하자는 얘기가 있다. 구로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이 어디든 정해주는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고향(영남) 출마’를 고집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서울과 김해로 가닥을 잡아가는 중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홍 전 대표는 끝까지 서울로 모시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김 전 지사는 경남지사 출신으로 ‘경남 양산을’에 차출된 김두관 의원의 대항마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남 선대위원장으로는 김무성 전 대표가 유력시된다. 출마 지역으로는 광주와 여수, 전주 등이 거론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