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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복판서 워킹그룹 회의···한·미, 北개별관광 진전 볼까

중앙일보

입력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가 5일(현지시간)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소(CSIS)에서 "평화체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밝은 미래를 위한 비전의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CSIS]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가 5일(현지시간)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소(CSIS)에서 "평화체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밝은 미래를 위한 비전의 필수 요소"라고 말했다.[CSIS]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가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10일 외교부에서 한·미 간 국장급 협의를 개최한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웡 부대표는 이를 위해 전날 방한해 12일까지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지난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하면서 현재 비건팀은 웡 부대표가 실무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번 협의는 사실상 한·미 워킹그룹 개최이지만,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밝힐 일정이 없다”며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여권 일각에서 한·미 워킹그룹을 남북 교류를 막는 '훼방꾼'으로 인식하는 기류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해 5월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열린 '비핵화·남북관계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한·미 간 협의에서는 북한 개별 관광(단체가 아닌 개인 관광)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 등을 통해 북·미, 남북 대화 정체를 뚫을 돌파구로 개별 관광 카드를 띄웠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가 터지면서 관광 논의는 일시 중단이 불가피한 상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5일 "전국 각지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나라에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사업을 강도 높이 전개해나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소독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평양역 모습.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달 5일 "전국 각지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이 우리나라에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사업을 강도 높이 전개해나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소독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평양역 모습.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내신 기자회견에서 “지금 각국이 바이러스 대응의 위기 상황에 있다”며 “보건상의 긴급 상황이 안정세가 된 이후에 기존에 추진하던 외교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그러나 “개별 관광 등 올해 남북 협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노선 변경'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내신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내신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한 ‘물밑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이 각각 비공개로 워싱턴을 방문했다. 이어 오는 15일에는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강경화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로 미 국무부 장관이 만나게 되면 양국 외교부 장관급에서 대북 문제가 또다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 교류를 성사시키기 위해 청와대와 외교부가 전방위 대미 외교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지난 1월 이란 제재와 관련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왼쪽)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지난 1월 이란 제재와 관련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미국 쪽에서는 여전히 우려 섞인 시각이 우세하다. 대북제재 이완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새로 나왔다. 미 재무부는 지난 6일(현지시각) '테러리스트와 불법 자금 조달 대처를 위한 2020 국가전략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대북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59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재무부는 해상 유류 불법 환적으로 대북제재 위반에 걸려 압류 후 매각된 와이즈 어니스트 호 사례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또 “외국 정부나 금융기관의 일관되지 못한 제재 이행 내지는 집행은 나쁜 행위자(bad actors)들에게 제재를 침범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미 정부는 제재 이행과 집행의 약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라고도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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