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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건군절도 덮친 코로나···"행사 취소, 김정은 2주째 안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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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은 북한의 건군절 72주년을 맞아 인민군 장병들과 근로자들, 청소년 등이 전국 각지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신문 1면에 실린 주민들의 헌화 및 참배 모습. [연합뉴스]

노동신문은 북한의 건군절 72주년을 맞아 인민군 장병들과 근로자들, 청소년 등이 전국 각지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9일 보도했다. 사진은 신문 1면에 실린 주민들의 헌화 및 참배 모습.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가 경축일에도 공개 활동을 자제하며 두문불출하고 있다.

김정은 공개 활동 2주째 잠잠

북한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는 9일 전날 북한 정규군 창설(1948년 2월 8일)을 기념하는 건군절 72주년 관련 행사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건군절을 맞아 인민군 장병들과 근로자, 청소년 학생들이 만수대창작사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꽃바구니를 바쳤다는 보도만 나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건군절 71주년엔 인민무력성을 축하 방문하고, 공훈합창단의 공연과 경축연회에 참석했다. 노동신문은 이튿날 김 위원장이 노동당, 군 간부들과 군 장병을 격려하는 보도와 사진을 대거 게재했다.

하지만 올해는 관련 기사가 전무한 것으로 볼 때 신종 코로나로 인해 건군절 행사가 줄줄이 취소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2월 8일 71주년 건군절 행사 당시 군 부대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지난해 2월 8일 71주년 건군절 행사 당시 군 부대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북한 건군절은 한때 김일석 주석 본인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한 1932년 4월 25일로 기념할 것을 지시해 1978년부터 2017년까진 4월 25일로 진행했다. 그러다 김 위원장이 2018년부터 2월 8일에 기념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2018년 건군절 70주년엔 병력 1만3000명 등 5만 명과 각종 전차, 장갑차, 군 장비 등을 동원해 열병식을 거행했고, 지난해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군부대를 찾으며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2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71주년 건군절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영상을 편집한 25분 분량의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이날 방영된 기록영화에는 이설주 여사가 공연곡 '우리의 국기'를 따라 부르는 모습도 포착됐다.[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2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71주년 건군절을 맞아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영상을 편집한 25분 분량의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이날 방영된 기록영화에는 이설주 여사가 공연곡 '우리의 국기'를 따라 부르는 모습도 포착됐다.[연합뉴스]

하지만 올해 건군절엔 신종 코로나를 이유로 김 위원장이 ‘두문불출’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설 명절 기념 공연’ 참석을 끝으로 8일까지 14일째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이제 관심은 김 위원장이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에도 외부에 나타나지 않을지다. 오는 16일 광명성절은 76주년으로, 김 위원장은 통상 광명성절 당일 노동당 간부들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

북한이 중요 국가 기념일에 군사적 도발을 했던 전례에 비춰 오는 16일은 북한의 대미·대남 도발 타이밍으로도 관측됐다. 미국과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한이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를 선보이거나 도발 징후를 내보일 거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신종 코로나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신형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자’란 제목의 기사를 싣고 방역 총력전 상황을 전했다. 다만 북한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발생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에선 최고 지도자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조금의 우려가 있어도 일정을 취소한다”며 “신종 코로나 국면이 안정될 때까지 군중이 많이 모이는 자리에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또 “북한 내부는 자력갱생 기반 조성에 한창이며 당분간 전략적 도발에는 신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광명성절보다는 한·미 정세를 봐가면서 도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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