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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이는 檢대학살 윤석열 사단···4월 총선수사 칼 닦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4ㆍ15 총선 대비를 위해 전국의 검사장들을 소집한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의 검찰청을 돌며 검사들 격려에도 나선다.

4월 총선 칼 잡는다

구내식당 향하는 윤석열 총장  [연합뉴스]

구내식당 향하는 윤석열 총장 [연합뉴스]

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전국 18개청 지검장들과 59개청의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들은 10일 대검찰청에 모여 4월15일 총선 관련 수사회의를 연다. 기본적인 총선 수사 원칙을 세우는 것부터 선거 사범을 어떻게 수사하고 사법 처리할지 등 실무적인 부분까지 방향을 잡기 위해서다. 윤 총장 취임 이후 전국 검사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의를 여는 건 처음이다.

여론 조작, 흑색 선전, 금품 선거 등 선거철마다 전형적으로 나오는 선거 범죄 유형에 대해 사례를 들어가며 대비책을 세울 것으로도 보인다. 한 검찰 간부는 “예를 들어 선거 관련 불법 문자메시지를 돌린 사건이 각 지역마다 발생했을 때, 검찰청에 따라 처리 결과가 들쑥날쑥하면 안되니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모이는 윤석열 사단

현재 수사 중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같은 대형 사건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논의도 오갈 수 있다. 앞서 윤 총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누구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반칙과 불법을 저지른다면, 철저히 수사하여 엄정 대응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총선 회의를 계기로 지방에 흩어진 ‘윤석열 사단’도 다시 얼굴을 마주한다.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찬호 제주지검장과 이두봉 대전지검장 등이 이날 회의에 참석한다. 박찬호 지검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 시절 청와대의 하명수사ㆍ울산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이끌었지만 지난 ‘1ㆍ8 검찰 인사 학살’ 이후 지방으로 전보됐다.

회의에는 법무부 간부도 참석해 추미애 장관의 의중을 전달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통상 검찰국장이 참석해왔으며, 선거 수사 실무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되 ‘엄정하고 철저하게 단속해달라’는 원칙 위주로 전달하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인사 대학살' 한동훈 먼저 만난다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 [중앙포토]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 [중앙포토]

조국 일가 비리를 수사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가 지방으로 전보되자 그의 '좌천'을 조롱하며 부산고검 청사 정문 앞에 걸린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조국 일가 비리를 수사한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가 지방으로 전보되자 그의 '좌천'을 조롱하며 부산고검 청사 정문 앞에 걸린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윤 총장은 13일 부산고검ㆍ지검을 시작으로 전국의 검찰청을 격려 방문한다. 부산고검에는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차장이 근무하고 있다. 한 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ㆍ강력부장으로 일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건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가 지난 1월 검찰 간부 인사에서 사실상 지방으로 좌천됐다.

지난달 13일 한 차장검사가 부산고검에 부임하자 그를 조롱하는 현수막이 부산고검 청사 정문 앞에 걸렸다. 현 정권 지지자가 건 것으로 추정되는 현수막에는 “한동훈 검사 부산고검으로 좌천됨을 환영합니다”며 “경축 자나깨나 한동훈 조심, 없는 죄도 다시 보자”는 문구가 적혔다. 반면 횡단보도에서 한 차장검사를 알아본 시민들이 그를 응원하면서 ’인증샷’을 찍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지방의 한 검사는 “검찰총장이 일선 검찰청을 순시하는 건 관례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다가 좌천된 간부들을 만나면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이 평소 강조해왔듯 흔들리지 말고 계속 가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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