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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줄까요?” 물에 빠진 사람에 '구조의 손' 내민 오랑우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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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한 오랑우탄 보호구역에서 물속에 있는 사람을 향해 오랑우탄이 손을 내밀고 있다. [아닐 프라브하카 인스타그램캡처]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한 오랑우탄 보호구역에서 물속에 있는 사람을 향해 오랑우탄이 손을 내밀고 있다. [아닐 프라브하카 인스타그램캡처]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진흙투성이 강에 빠진 사람을 향해 손을 내민 오랑우탄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을 잡고 물 위로 올라오라는 구조의 손길처럼 보여 주목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인도 출신의 지질학자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아닐 프라브하카는 최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친구들과 탐험에 참여했다. 이 탐험은 보르네오 오랑우탄생존재단(BOSF)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르네오섬의 강과 밀림을 지나는 여행이었다.

프라브하카는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했다. 뱀 출몰 신고를 받고 직접 강에 들어가 뱀을 치우던 한 관리인에게 오랑우탄이 다가가더니 손을 뻗은 것이다.

프라브하카에 따르면 당시 강에는 진흙이 많이 쌓여서 이동이 쉽지 않았다. 관리인이 힘들게 몸을 움직이자 오랑우탄이 손을 내밀었다고 프라브하카는 말했다.

인근을 지나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포착한 프라브하카는 “마치 관리인에게 ‘도와드릴까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저 그 순간을 포착했다.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장면이었다”고 CNN에 말했다.

프라브하카는 “오랑우탄이 손을 내밀었지만 관리인은 오랑우탄에게서 멀찌감치 떨어져 물 밖으로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관리인은 “오랑우탄이 야생 상태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은 프라브하카의 카메라에 담겼고 그가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한편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에 주로 서식하는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이다.

산불과 사냥으로 서식지가 사라지며 오랑우탄의 생존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오랑우탄을 위협하는 독사도 자주 출몰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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