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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신 일본 파」많아진다|재·학·관계서 연구열기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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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연수·유학 최근 급증
경제관료들의「일본 행」이 최근 들어 부쩍 늘고있다.
여기에 대학에서도 그 동안 구미일변도에서 벗어나 일본유학 파가 하나둘씩 자리를 잡고있으며, 경제계도 한일경제협회·전경련 등 경제단체 등을 통해 정보교류·기술연수 등을 의한 상호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이 이처럼 경제관료나 재계·학계에서 새롭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있는 것은 80연대이후 세계경제에서 일본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아·태평양 시대의 도래가 예고되면서 일본이 이에 중심국가가 되고있는 데다 우리도 흑자 국으로 변전하면서 일본의 각 분야를 연구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
특히 이러한 각계의 움직임은 일제하에 교육을 받았던 전전세대가 점차 제2선으로 물러나면서 새로운 맥을 잇는 신 일본 파의 등장이라는 데서 주목되고있다.
○…경제관료들의 외국기관·대학에서의 연수·유학은 그 동안 미국이 압도적이었으나 4∼5년 전부터「일본 행」이 급증, 일본이 영어권 다음으로 가장 많은 파견·유학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공무원 해외장기훈련이 시작된 지난 77년 이후 83년까지 미국연수생은 2백86명에 달했으나 일본에서 공부를 하겠다고 다녀온 공무원은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84년부터 꾸준히 늘기 시작해 금년의 경우 해외장기 연수계획 1백10면 중 일본이 20명으로 미국(52명) 다음으로 많다.
경제관료들의 일본에서의 연수는 경제기획청 산하의 일본경제연구소, 통산성의 아세아경제연구소, 장기신용은행 연구소와 대학으로는 동경대·쓰쿠바대·히도쓰바시대 등. 연구분야는 아무래도 소관업무와 관계가 깊다. 기획원관리라면「개방화에 대응한 공정거래 정책연구」「한일물가 정책비교」농림수산부는「농업금융세제연구」「일본의 식량관리제도」등이 연구테마로 등장하고있다.
○…경제관료들 뿐만 아니라 각 경제단체들도 일본과 상호교류를 꾸준히 확대해가고 있다.
한우경제협회(회장 박용학)의 경우 86년부터 여름방학 때 대학생 상호방문을 시작했고 올해는 40대 오너들을 주축으로 중견 경영인교류촉진 단을 일본에 처음 파견했다. 이밖에 전경련은 일본 경단련과 매년 회장단 상호방문을 하든 외에 직원을 경단련에 상주시키고 있다.
한편 수적으로는 아직 미미하나 대학·연구기관 등 학계에서도 일본유학파들의 활동이 점차 증가추세. 현재 각 대학·연구기관의 경제학·경영학 등 일본에서 공부하고 자리를 잡은 연구진은 20∼30명 정도.
80년 이후에만 김도형 산업연구원일본실장(경제학·히도 쓰바시대), 이종윤 외대(경제학·히도 쓰바시대), 김영오 경북대(경제학·대판시립대), 김영래 충북대(경영학·와세다대) 교수 등이 일본에서 학위를 받고 국내에서 자리를 잡고있다.
○…연수·유학의 증가와 더불어 일본경제를 알자는 모임도 태동하고 있다.
지난 5월 발족한「일본경제연구회」가 그 하나로 관료·기업중견간부· 금융인·중소기업대표 등이 함께 구성(현 회원 29명), 월1회 모임을 갖고 회원들이 그 동안 모은 일본관계 정보·자료를 상호교환하고 돌려가며 주제를 선택, 발표·토론하고 있다.
또 학계가 중심이 된「한·일 경상학회」는 현재 교수·연구기관연구원·기업중견간부·관료 등 회원이 1백 명으로 일본측과 2년에 한번씩 국제세미나를 열고있다.
경제관료를 비롯한 학계·재계의 이 같은 일본연구가 늘고 있는 것은 구미위주의 편향된 시각을 교정하고, 선진제도·기술의 흡수 창구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있다.
또 과거 역사관계에서 대일 감정을 극복하고 일본과 일본인 특히 학문으로서 일본경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함으로써 일본과 대등한 입장에서 한국 측의 교섭력을 증대시킬 뿐만 아니라 일본의 왜곡된 대한 시각을 시정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했다.<장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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