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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하나도 없다"…12번·14번 확진자 오고간 '부천 쇼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오전 경기도 부천역 북부광장.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사람이 줄었다. 심석용 기자

3일 오전 경기도 부천역 북부광장.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사람이 줄었다. 심석용 기자

“평소보다 사람이 확연하게 적어요. 역 앞인데도 택시 타는 손님이 거의 없잖아요”

3일 오전 경기도 부천역 북부광장 택시 승차장에서 만난 기사 김모(66)씨는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부천역 부근은 출근 시간은 물론 오후 2시까지도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손님이 없자 일부 기사들은 차량 밖으로 나와 있었다. 이곳에서 5년째 일한 환경미화원 김모(58·여)씨는 “이 동네는 음식점도 많고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인데 지난 주말부터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부천역사엔 이마트 부천점이 있다. 이곳 이마트는 매출이 전국 상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 북부광장 주변에는 영화관·음식점·카페들이 한데 모여있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북적인다. 역 남부광장 쪽에는 자유시장이 있어 오가는 사람이 많다.

확진자 방문 알려지면서 이용객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4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이마트 부천점. 현재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심석용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4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이마트 부천점. 현재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심석용기자

그러나 국내에서 12번째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남성(49)과 14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그의 아내(40)가 CGV 부천역점과 이마트 부천점 등 부천역 주변을 수차례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졌다. 이들 부부는 역 근처인 부천시 대산동(옛 심곡본동) 부천남초등학교 인근 빌라에서 딸(13)과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으로부터 이 사실을 전달받은 부천 CGV 부천역점과 이마트 부천점은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CGV 부천역점. 현재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심석용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CGV 부천역점. 현재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심석용기자

CGV 부천역점 근처 카페 직원 최모(26)씨는 “평소 출퇴근 시간대에 커피를 사 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한명도 오지 않았다”며 “토요일 이후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부천 자유시장 상인 최귀택(71)씨도 “시장이 역 근처라 손님이 많았는데 신종 코로나가 퍼지면서 3분의 1 정도로 줄어들었다”며 “평소 시장을 찾던 중국인의 방문도 뜸하다”고 말했다.

부천역 주변은 시내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근처 동사무소를 찾는 민원인의 10% 정도가 중국인이라고 한다.

아내까지 확진된 12번째 환자, 딸은 음성

부천시에 따르면 관광가이드인 12번째 확진자는 일본에 일 때문에 방문했다가 지난달 19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그는 지난달 20~28일 서울과 경기 부천·수원·군포 등을 오갔는데 그 과정에서 지난달 20일과 26일 CGV 부천역점을 두 차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아내도 지난달 30일 이마트 부천점을 방문해 20분간 머물면서 물건을 구입했다. 당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들은 각각 지난 1일과 2일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이들 부부의 딸은 바이러스 감염증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 환자의 접촉자이기 때문에 만일에 대비해 14일간은 자기 집에 격리된다.

2인 1조로 구성된 보건소 직원이 자택 앞에 상주하며 매시간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다. 보호자인 할머니도 자택을 방문해 격리된 상태에서 손녀를 보호하기로 했다.

경기지역 노인시설도 잇따라 휴관

한편 5명의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이어 노인시설과 체육관 등 다중이용시설도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수원시는 3일부터 관내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실내 공공체육시설 휴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성남시도 노인종합복지관 6곳과 경로당 385곳 등 391곳의 운영을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군포시도 시 산하 실내체육시설과 사회복지관 3곳, 노인복지관 2곳, 군포시청소년수련관, 군포시평생학습원, 수리산상상마을 등을 오는 9일까지 휴관한다. 시는 감염 확산 상황에 따라 휴관 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부천=심석용·채혜선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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