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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대 심층면접…대구경북의 속마음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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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호 21면

대구경북의 사회학

대구경북의 사회학

대구경북의 사회학
최종희 지음
오월의봄

‘TK(대구·경북)의 보수주의란 무엇인가’가 이 책의 핵심 질문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여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유일하게 보수 야당이 수성해낸 곳이다. 지도 위에 빨갛게 표시된 대구경북이 온통 파란색으로 둘러싸인 모습이 바다 위 고립된 섬 같은 모양이었다. ‘촛불 정부’라 불리는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 약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저자 최종희는 책의 서문에서 다른 지역에 가면 일부러 대구 사투리를 감추고 촛불 집회를 강력 지지하는 ‘척’ 했다고 고백했다.

이때의 경험이 저자에게 꽤 충격이었던 듯하다. ‘TK 토박이’에다가 집성촌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이때를 계기로 ‘TK식 사고방식’에 대해 연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보수주의의 습속(習俗)이 이 지역을 지배한다고 봤다. 박사학위 논문 ‘대구경북의 마음의 습속’이 그 연구결과다. 이 책은 논문을 재구성한 것이다. 기성세대인 50~60대 중산층 열 명을 표본으로 선정한 다음 심층면접을 진행해 분석한 내용이 담겨있다.

책의 서두에서 ‘한국의 모스크바라 불릴 정도로 진보적이었던 지역이 왜 폐쇄적인 ‘섬’이 됐는가’라고 질문한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지역사회와 경제, 정치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물으며 보수주의 사고방식에 대해 다방면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대구경북의 보수주의를 ‘가부장제’와 ‘집단주의’ 그리고 ‘박정희’로 정의했다. 가부장제와 집단주의에 순응하는 성향이 보수적인 정치색으로 나타났다고 봤다. 또 역대 5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정치적 우월주의와 성장중심주의가 박정희라는 인물로 대표된다고 분석했다.

이 책은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는 아닐지 모른다. 저자도 지역 전체를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대신 그는 대구경북 사람들의 삶을 밀착 인터뷰했다. 이를 정리해 대구경북만의 ‘사고의 습속’을 분석한 대중 사회학 연구서다.

김여진 인턴기자 kim.yeoj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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