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가짜뉴스 범죄" 다음날 이해찬 "2차 감염자 보건소 근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2차 감염된 6번 확진자에 대해 '보건소 종사자'라고 말했다가 착각이었다고 정정해 또 구설에 올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어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진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다행히 2차 감염자는 보건소에 종사하는 분이 감염돼 아직 전반적으로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 첫 2차 감염자인 6번 확진자는 지난 22일 3번 확진자와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같이 한 56세의 한국인 남성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정보에 6번 확진자가 보건소 종사자라는 설명은 없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고 참석했다. 오른쪽은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고 참석했다. 오른쪽은 이인영 원내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의 ‘2차 감염자 보건소 근무설’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나왔다. 곧바로 온라인을 타고 삽시간에 확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확산하는 신종 감염병에 맞서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 불신과 불안을 조장하는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는 방역을 방해하고 국민의 안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말한 지 하루만에 여당 대표발 가짜뉴스가 유통된 셈이었다.

이 대표 본인도 이날 회의에서 "일부 악덕한 사람들이 가짜뉴스와 혐오 부추기고 심지어 폭리 취득의 기회로 악용하고 있는데 철저히 방지를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2차 감염자가 보건소 종사자라서 '다행'이라고 표현한 것도 논란을 키웠다. 직업이 무엇이이냐에 따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도 '다행'인 감염자와 '불행'인 감염자가 따로 나뉠 수 있냐는 지적이 나와서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백브리핑도 뒷말을 낳았다. 홍 대변인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건소 종사자라는 말은) 이 대표가 따로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개인정보 관련 내용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확인해드릴 수 없다"며 "관련된 곳에서 근무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이 대표 발언 2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11시55분에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오늘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발언한 ‘2차 감염자는 보건소 근무자’라는 발언은 착각에 의한 실수라는 점을 밝힌다”며 “사실이 아닌 내용이 보도되지 않도록 협조요청 드린다”고 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