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 바둑 해설자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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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창호 9단(右)이 27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한해원 2단과 물가정보배 결승대국을 한수 한수 해설하고 있다.

'돌부처' 이창호 9단이 바둑해설자로 마이크 앞에 섰다. 대국이 끝난 뒤 승자로써 잠시 해설한 경우는 있지만 본격적으로 해설을 맡은 것은 프로기사 생활 21년 만에 처음이다. 어린 시절부터 말이 거의 없고 목소리도 작아 '모기소리'로 통해온 이 9단이 해설한 대회는 이세돌 9단과 최원용 4단의 물가정보배 결승전 첫판. 인기 진행자인 여류기사 한해원 2단과 함께 했는데 생방송은 아니고 27일 오후 2시부터 녹화한 것을 31일(월) 밤 9시에 방송한다.

이 9단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나도 가끔은 방송 해설을 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걸 기억하고 있던 바둑TV에서 이번 결승전 해설을 부탁해본 것인데 이 9단이 의외로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지금껏 수줍음과 번거로움을 피하는 성격 때문에 TV 광고에도 출연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리허설 때는 평상시의 수줍은 모습 그대로 거의 말이 없었다. 그러나 정작 방송이 시작돼자 이 9단은 이세돌과 최원용에 대한 분석을 시작으로 밀도있는 해설을 이어갔다. 대국은 1시간 여 만에 이세돌 9단의 불계승으로 끝났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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