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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참여연대, 조국 ‘멋있다’는 이유로 찬성…섬찟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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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초청강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초청강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인 최순실(64·최서원으로 개명)씨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외모가 달랐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회계사인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친정 격인 참여연대에 있으면서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문제를 지적한 인물이다. 조 전 장관 논란에 침묵하거나 이를 감싸고 나선 참여연대와 지지자들을 향해선 ‘위선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로운보수당 주최로 열린 ‘낡은 진보와 낡은 보수를 넘어’를 주제로 한 초청 강연에서 조 전 장관 지지 집회(서초동 집회)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의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서초동 집회에 엄청난 사람들이 나왔던 날 충격을 받았다. 섬찟했다”며 “툭 까놓고 최순실씨 얼굴이 다른 얼굴이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조국 전 장관의 얼굴이 다른 얼굴이었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을 비판한 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에서 물러난 김 전 집행위원장은 “참여연대 후원의 밤에서 간사들 중 8이 조국을 찬성하고 2가 반대한다”며 “조국을 어떤 이유로 찬성하는지 얘기를 들어보면 ‘잘생겼다’, ‘멋있다’고 한다.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가 연세대 88학번인데 운동권 방의 30명 중 30명이 조국 편이었다”며“조 전 장관이 케이크를 들고 찍힌 사진에 (진보 진영의) 감성이 폭발했다. 집단적으로 우는 듯한 분위기였다. 저 사람들이 왜 (집회에 나올까) 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전 집행위원장은 “조 전 장관의 선의를 믿고 사모펀드의 실체에 다가가고자 했는데 어느 시점부터 조 전 장관의 민정라인 전체를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단으로 무엇인가를 속이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현 정부의 민정수석실이 제 기능으로 작동하지 못했다”며 “측근이라는 이유로, 한통속이라는 이유로 비리를 숨기기 급급했고, 심지어 그 사람을 영전시키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른바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관련 수사를) 중단시킨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초청강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초청강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참여연대 인사, 지식인, 언론인조차도 ‘유재수를 왜 감찰하느냐’는 사고방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런 분들이 있는 한 진보의 분열이 아니라 망했다고 생각한다”며 ‘사기꾼’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를 보면서 광기를 느꼈다. 모두를 말살시킬 수 있는 광기”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한 글자로 규정하라고 하면 ‘부패’, 부수적으로는 ‘위선’”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우리나라에 진보와 보수가 있는지 의문이다. 진보에 몸담은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우리나라 진보가 과연 혁신적이고 급진적인 이슈를 제기한 적 있나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하 책임대표는 “조국사태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 새보수당 입장에서, 또 개인적 입장에서 김경율 위원장님, 진중권 교수, 서민 교수 이런 분들 보면서 애틋한 동지애를 느꼈다”며 “낡아빠진 권위와 싸우는 모습이 몇 년 전 우리와 본질적으로 같다”고 평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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