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춤 추는 여성의 아름다운 옆모습, 목빗근에 달려있죠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신영의 쉘 위 댄스(20)

댄스 덕분에 우리 몸에 대한 각각의 부위를 배웠다. 댄스를 가르치려면 부위에 대한 설명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댄스는 결국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몸에 관해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해부학에서는 어려운 한자로 되어 있으나 댄스 용어로는 흔하게 쓴다. 이 정도는 알아야 강사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고 댄스를 배울 수 있다. 뼈와 근육에 대한 용어가 있고, 신체 부위를 얘기하기도 한다.

가장 많이 듣는 용어가 ‘견갑골(肩胛骨)’이다. 스탠더드 댄스를 배울 때 “남성의 오른손을 여성의 견갑골 위에 가지런히 손가락을 모아 가볍게 올려놓으세요”라고 말한다. 자이브의 홀드 자세도 그렇다. 견갑골이 어디를 얘기하는지 알아야 그대로 할 수 있다.

댄스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몸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해부학에서는 어려운 한자로 되어 있으나 댄스 용어로는 흔하게 쓰기도 한다. [사진 pxhere]

댄스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몸에 관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해부학에서는 어려운 한자로 되어 있으나 댄스 용어로는 흔하게 쓰기도 한다. [사진 pxhere]

견갑골은 쉽게 얘기해서 어깨뼈를 말한다. 해부학에서 위팔뼈와 빗장뼈를 연결하는 뼈다. 해부학으로는 난해한 용어를 댄스에서도 자주 쓴다. 견갑골에 댄 남성 손의 손가락이 벌어져 있으면 보기 흉하다. 탱고에서는 조금 더 손이 내려가지만, 이 손이 가만히 있지 않고 여성의 등을 더듬는다면 문제가 있다. 견갑골 위에 얹은 손이 여성을 남성 앞으로 당기면 여성이 앞으로 숙여지므로 조심해야 할 일이다.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할 때 여성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춤추다가 넘어지지 않게 안전장치 역할도 한다.

다음으로 많이 듣는 용어가 ‘고관절(股關節)’이다. ‘Hip Joint’ 라고도 한다. 다리뼈와 골반뼈를 연결해주는 뼈를 말한다. 댄스에서 고관절의 역할은 크다. 댄스가 다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관절의 가동 범위는 위로 110도 정도, 옆으로는 바깥쪽으로 45도 정도이고, 안쪽으로는 20도 정도, 뒤로는 30도 정도 된다. 이 가동범위 내에서 고관절을 사용한다.

고관절은 약간 앞쪽으로 구부러져 있다. 댄스에서 자세를 펼 때 고관절을 펴주면 키가 커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라틴댄스에서 힙 무브먼트(Hip Movement)를 사용할 때 고관절을 사용한다. 고관절을 사용하면 골반뼈와 골반 근육이 움직이면서 허리 근육을 움직여 뱃살을 빼는 데 좋다고 볼 수 있다.

해부학에서 견갑골은 위팔뼈와 빗장뼈를 연결하는 뼈다. 견갑골 위에 얹은 손이 여성을 남성 앞으로 당기면 여성이 앞으로 숙여지므로 조심해야한다. [사진 Wikimedia Commons]

해부학에서 견갑골은 위팔뼈와 빗장뼈를 연결하는 뼈다. 견갑골 위에 얹은 손이 여성을 남성 앞으로 당기면 여성이 앞으로 숙여지므로 조심해야한다. [사진 Wikimedia Commons]

‘승모근(僧帽筋)’도 있다. 등 쪽의 세모근을 말한다. 등세모근의 주요기능은 어깨와 팔을 지탱하는 것과 팔을 어깨높이 위로 들어 올리는 기능을 하며 견갑골을 회전시키는 것이다. 승모근을 단련해야 스탠더드 댄스에서 양팔이 옆으로 평행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에 잘못해서 벌을 받을 때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라는 체벌을 받는데 승모근이 약하면 이 자세가 고역이다. 양팔을 위로 하는 대신 옆으로 뻗어 유지하는 스탠더드의 기본자세도 사실 상당히 힘든 자세다. 승모근이 잘 발달한 사람은 뒤태가 좋다. 머리가 앞으로 숙여진 사람들은 승모근이 머리의 무게를 받쳐야 하므로 승모근이 둥글게 휘어 거북목이 된다.

‘대둔근(大臀筋)’, ‘중둔근(中臀筋)’은 엉덩이 근육을 말한다. 대둔근은 볼록한 엉덩이 근육 자체이며, 중둔군은 위쪽 양옆 근육을 말한다. 댄스를 운동으로 많이 하게 되면 엉덩이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허리 근육과도 연결되어 있으므로 일어서고 앉을 때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 휠체어를 주로 사용하는 장애인을 휠체어가 아닌 평지에 앉혀 놓으면 똑바로 앉지 못하고 쓰러지는 현상은 이 근육을 단련하기 어려운 신체조건인 경우가 많다. 라틴댄스에서 힙 무브먼트(Hip Movement)를 중시하는 동작에서는 특히 중요한 근육이다.

‘내전근(內轉筋)’도 있다, 허벅지 안쪽 근육으로 이해하면 된다. 회전과 굴곡 운동에 필요한 근육으로 몸을 안쪽으로 지탱해주는 역할에 중요하다. 골반 육을 움직일 때도 안에서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허벅지 안쪽에 힘을 주라”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발레에서도 중요한 근육이다.

댄스를 운동으로 많이 하게 되면 엉덩이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허리 근육과도 연결되어 있으므로 일어서고 앉을 때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 [사진 pixabay]

댄스를 운동으로 많이 하게 되면 엉덩이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허리 근육과도 연결되어 있으므로 일어서고 앉을 때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이다. [사진 pixabay]

‘괄약근(括約筋)’도 있다. 괄약근은 고리 모양으로 된 근육으로, 인체의 필요로 인해 소화 기관 등의 어떤 통로를 열고 닫는 것을 제어하는 기능을 하며 조임근이라고도 한다. 댄스에서 얘기하는 괄약근은 항문 괄약근이다. “괄약근을 조이세요”라고 하는데 라틴댄스, 스탠더드 댄스 모두 항문 괄약근을 조여야 몸이 탱탱해지고 무게 중심을 골반으로 모으는 데 도움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흉쇄 유돌근(胸鎖-乳突筋)’에 관심이 많다. 다른 근육들은 옷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흉쇄 유돌근은 목 근육으로 잘 보이기 때문이다. 팔다리를 제외하면 우리 인체 중에서 목이 가장 가늘다. 그 가는 목이 머리에 혈류 등 모든 것을 전달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그 목을 받쳐주는 것이 목뼈이며 흉쇄유돌근이라는 근육이다.

흉쇄유돌근은 흉골과 쇄골 즉, 가슴뼈의 위 끝과 빗장뼈의 안쪽 끝에서 시작해 귀의 뒤쪽 뾰족한 뼈 유양돌기로 비스듬히 뻗어 있는 크고 긴, 목 부분의 근육을 말한다. 목빗근이라고도 한다. 머리를 받치는 근육이므로 대단히 중요한 근육이다. 춤을 출 때 흔히 여성들의 가냘픈 목 옆쪽에 나타나는 강하고 두꺼운 근육을 말한다. 목을 세우면 무거운 머리를 강건하게 버티는 근육으로 힘찬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흉쇄유돌근은 흉골과 쇄골 즉, 가슴뼈의 위 끝과 빗장뼈의 안쪽 끝에서 시작해 귀의 뒤쪽 뾰족한 뼈 유양돌기로 비스듬히 뻗어 있는 크고 긴 목 부분의 근육이다. 머리를 받쳐주기에 대단히 중요한 근육이다. [사진 pixabay]

흉쇄유돌근은 흉골과 쇄골 즉, 가슴뼈의 위 끝과 빗장뼈의 안쪽 끝에서 시작해 귀의 뒤쪽 뾰족한 뼈 유양돌기로 비스듬히 뻗어 있는 크고 긴 목 부분의 근육이다. 머리를 받쳐주기에 대단히 중요한 근육이다. [사진 pixabay]

‘쇄골(鎖骨)’은 가슴 윗부분에서 어깨에 걸쳐 거의 수평으로 되어 있는 뼈를 말한다. 평상시에는 쇄골을 노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댄스 드레스가 쇄골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흉쇄 유돌근과 쇄골라인이 함께 보이면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앞꿈치, 뒤꿈치는 워낙 자주 쓰는 용어다. ‘힐(Heel)’, ‘볼(Ball)’이라 하여 왈츠를 출 때 전진의 경우는 힐이 먼저 나간다. 설 때는 앞꿈치로 올라선다. 발가락은 토(Toe)라고 한다. 발바닥의 어느 부위를 사용하는가를 ‘푸트 워크(Footwork)’라고 한다. 폭스트로트의 기초 스텝인 ‘페더스텝(Feather Step)’의 남성 푸트워크는 HT-T-TH로 ‘Heel Toe - Toe - Toe Heel’을 간략히 표현할 때 쓴다.

‘쓰리 스텝(Three Step)’의 남자 푸트 워크는 H-HT-TH로 되어 있다. 이처럼 바닥에 발의 어느 부위를 먼저 딛느냐가 정해져 있다. 이 용어를 정확히 모르면 춤을 제대로 출 수 없다. 영어의 ‘볼(Ball)’을 뺨의 가운데 오목한 부분을 가리키는 ‘볼’로 오용해서, 발의 오목한 가운데 부분으로 알고 쓰는 사람도 종종 있다.

다리 부분에서 ‘장딴지’, ‘오금’, ‘발목’ 등이 있는데 정작 댄스 용어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룸바에서 ‘무릎을 잠그라’는 동작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영어를 그대로 번역하다 보니 그랬을 것이다. 무릎을 펴서 오금을 일자로 펴라는 뜻이다. 오금은 무릎 뒷부분 오목한 부위를 말한다.

댄스를 배우면서 신체 부위를 지칭하는 용어가 부족하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예를 들어 팔뚝은 팔꿈치에서 손목까지의 부위다. 그렇다면 팔꿈치에서 윗부분의 부위를 나타내는 용어가 무엇인지 궁색해진다. 어쩔 수 없이 ‘위 팔’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다.

댄스 칼럼니스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