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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 - 삼성생명 '갈 데까지 가 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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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민은행 신정자(左)가 삼성생명 변연하를 밀착수비하고 있다. 삼성생명 주포 변연하는 20득점에 그쳤다. [천안=연합뉴스]

결국 종착역까지 왔다.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이 26일 천안에서 벌어진 삼성생명과의 신세계 이마트배 2006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 네 번째 경기에서 61-58로 이겨 2승2패 동률을 이뤘다. 마리아 스테파노바(2m3㎝.17득점.14리바운드)의 '높이'가 절정의 위력을 뽐냈고, 정선민(19득점)은 가장 어려울 때 중요한 골을 넣었다. 챔피언 트로피의 주인은 27일 천안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갈린다.

삼성생명은 믿기 어려운 실수로 이길 수도 있는 기회를 놓쳤다. 경기 종료 12초 전 58-59로 뒤진 가운데 국민은행 정선민의 슛이 빗나가자 이종애가 잡아 박정은(13득점)에게 넘겼다. 박정은은 안 바우터스(18득점)에게 패스하려 했지만 밀착수비하던 스테파노바가 가로채 골밑슛, 61-58을 만들었다. 시간은 3초가 남았고, 삼성생명은 작전시간을 써 동점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박정은이 패스할 때 바우터스는 스테파노바에게 봉쇄당해 공을 잡기 어려웠다. 삼성생명 선수들은 모두 하프라인을 넘어 국민은행 골밑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박정은은 드리블을 하다 멈췄으므로 다시 드리블하면 트레블링이 돼 공격권을 넘겨줘야 했다. 여기서 박정은은 하나 남은 작전시간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무리하게 패스하려다 일을 그르쳤다.

국민은행은 3쿼터 종료 2분 전 52-32로 앞서 승리를 낙관했다. 20점을 뒤진 삼성생명은 여기서 한두 골만 더 내주면 경기를 포기해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국민은행의 슛이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였고, 삼성생명은 바우터스와 변연하(20득점)의 슛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44-55로 뒤진 채 시작한 4쿼터 8분까지 내리 11점을 빼앗아 55-55 동점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삼성생명이 한두 골만 넣으면 대세를 결정할 기회였다. 그러나 8분 만에 터진 정선민의 슛이 57-55를 만들면서 삼성생명의 오름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두 팀 선수들이 모두 지친 가운데 스테파노바의 높이가 돋보였고, 그의 집중력이 끝내 두 팀의 운명을 갈랐다.

천안=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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