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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라는 복주머니에 채울 목록 만들자, 바로 지금!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명주의 비긴어게인(22)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희망, 새로운 기대와 함께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다. 2020년 새해와 함께 새로운 10년, 2020년대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새해는 복 많이 받기를 그리고 앞으로 다가오는 10년은 희망찬 10년이 되기를 두손 모아 기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온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새해 업무가 시작된다. 특히 글로벌 금융기관은 매년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나면 8월부터 정기적으로 내년 계획과 예산수립안을 작성한다. 휴가를 마치고 사무실에 출근한 동료들은 매년 맞이하는 연례행사인양 자연스럽게 내년도 계획에 대해 준비작업을 시작한다.

2020년 새해와 함께 새로운 10년, 2020년대가 열렸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온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새해 업무가 시작된다. [일러스트 강경남]

2020년 새해와 함께 새로운 10년, 2020년대가 열렸다.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온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새해 업무가 시작된다. [일러스트 강경남]

새롭게 입사한 관리자가 이런 문화가 처음이라 의아해한다. “올 한해 지나려면 아직 멀었는데요. 게다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나 가을에 계획된 일들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뭘 벌써 해요”라며 이해가 안 가는 듯 고개를 젓는다. 12월에 해도 늦지 않을 텐데 왜 지금 해야 하는지, 예산 작성할 시간에 휴가로 밀린 일이나 하반기에 진행될 일들에 그 시간을 쓰는 것이 맞지 않냐며 투덜댄다.

부서별로 논의를 거쳐 내년에 필요한 프로젝트 즉 사업계획리스트를 주어진 양식에 작성한다. 프로젝트 명칭, 개요, 타당성, 기대효과, 필요예산, 소요기간 등을 입력한다. 일정 금액이 넘어가는 큰 금액의 프로젝트는 별도의 양식에 따라 여러 장의 프로젝트설명서에 구체적으로 이 프로젝트가 왜 필요한지에대한 타당성, 수익성 분석보고서를 함께 작성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9월이 다 지나간다. 1차적인 자료를 근거로 10월부터는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된다. 부서별로 집계된 계획과 예산을 근거로 예산 심의가 진행된다. 이때부터 부서별 논쟁이 뜨거워진다. 한정된 예산안에서 주어진 시간 내에 어떤 사업에 투자를 먼저 해야 할지 결정하는 회의에는 그 정당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서로 간에 총력전을 벌이기도 한다.

사업별로 우선순위를 정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우선순위선정(UI) 분석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이 더 급한지를 분석해보는 방법이다. 그 방법에 따라 중요하고 급한 순서대로 서열을 매기고 필요한 예산에 따라 그 순서가 결정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12월로 달력이 넘어간다. 12월에는 올 한해 사업결과에 따라 약간의 조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내년도 예산이 확정된다. 이렇듯 새해계획은 8월부터 시작하여 12월에는 구체적인 실행계획까지 완성되어 새해 첫날부터 체계적으로 실행에 들어갈 채비를 갖춘다.

또한 매년 예산준비과정에서 중장기 비전도 함께 검토하고 수립한다. 보통 3년 또는 5년 길게는 10년 단위로 장기 계획을 수립하기도 한다. 잘 되는 기업일수록 이렇게 사전에 미리부터 철저하게 준비하고 또 준비해서 해를 거듭해도 끊임없이 도약하고 성장 발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사업별로 우선순위를 정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UI 분석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이 더 급한지를 분석해보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중요한 서열을 매기고 예산에 맞춰 그 순서를 결정한다. [사진 pexels]

사업별로 우선순위를 정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UI 분석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이 더 급한지를 분석해보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중요한 서열을 매기고 예산에 맞춰 그 순서를 결정한다. [사진 pexels]

매년 예산수립과 사업계획 작성은 물론 매월 계획대비 얼마나 잘 진행되었는지 점검하는 일로 잔뼈가 굵어온 우리가 연말 송년 모임에서 만났다. 다들 한결같이 지난 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지났다고 한다. 매년 송년 모임마다 하는 이야기를 이번에도 판박이처럼 또 다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새해에 좋은 일이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다가올 새해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뭐라도 되겠죠.”

퇴직한 누군가가 이야기한다. 직장생활 하면서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일해온 사람인데 본인 일에 대해 막연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에 그냥 되는 것이 어디 있으랴. 운이 좋아서 되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운도 무엇인가를 했기 때문에 운이 따라왔을 것이다.

뭐라도 되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 요즈음 젊은 층도 마찬가지이다. 취직하기 힘든 시대이다 보니 자포자기하는 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뭐라도 하기에는 가망성이 없는 거 같고, 노력해도 안 될 거 같은 불공정한 세상이라고 포기해버리려 한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쉽게 포기해버리게 되었다. 참을성도 없게 되었다. 끈기라는 단어는 이미 잊힌 지 오래인 것 같다.

하다가 실패해도 이를 극복하고 계속 도전해서 얻은 모든 경험이 쌓이고 또 쌓이면 그것이 바로 성공 자양분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밑바닥부터 쌓아온 경험은 그 누구보다 디테일에 강하게 된다. 바로 그 디테일이 남들과 차이 나게 만드는 성공 요인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봐 왔다.

새로운 10년 첫 출발, 새해 2020년에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자. 연간, 월간 목표를 정하고 계획표를 만들어보자. 많은 것을 하려고 욕심 내지 말자. [일러스트 강경남]

새로운 10년 첫 출발, 새해 2020년에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자. 연간, 월간 목표를 정하고 계획표를 만들어보자. 많은 것을 하려고 욕심 내지 말자. [일러스트 강경남]

2020년 새해, 새로운 시간이 주어졌다. 시간이라는 복주머니가 주어졌다. 1년 365일 모든 이에게 똑같이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다. 1년 후 그 복주머니 안에 서로 다른 결과가 담긴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따라 나의 삶이 달라진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2020년 새해, 아직 계획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준비해보자. 주어진 복주머니에 담을 내용을 정리하고 담아보자.

먼저, 앞으로 10년 후 나의 삶을 그려보자. 그 새로운 10년 첫 출발, 새해 2020년에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자. 연간, 월간 목표를 정하고 계획표를 만들어보자. 많은 것을 하려고 욕심내지 말자. 우선순위를 정해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나가자.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끈기있게 계속 도전해보자.

그 계획표를 휴대폰 자주 쓰는 일정관리에 입력해놓자. 휴대폰 캘린더 앱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매일 볼 수 있도록 진행해보자. 매월 날짜를 정해 정기적으로 계획과 실행한 일을 반드시 점검하고 보완해가자. 매달 점검일에 본인 스스로에게 칭찬과 격려를 잊지 말자.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하나라도 해내고 있는 자신에게 칭찬을 꼭 해주자.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도 해보자.

그리고 1년 후, 2020년 12월 31일, 나의 복주머니는 빛나고 있을 것이다.
“와~ 복 받았네!”

WAA인재개발원 대표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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