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국당 총사퇴는 '쇼'···그럴바엔 총선 불출마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의 의원 총사퇴 결정을 '쇼'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저지에 실패하자 국회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는 결과 책임"이라며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를 구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석 달 전 패스트트랙 합의 처리를 내걸고 정기국회 보이콧하고 의원직 총사퇴하라고 조언했을 때는 계속 국회의원 노릇 하겠다고 우기지 않았나"라면서 "지도부가 잘못된 결정을 했으면 지도부가 총사퇴해야지, 이제 선거 앞두고 할 일도 없는 국회의원들인데 국회의원 총사퇴 카드가 또 무엇을 보여 주려는 쇼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럴바엔 내년 총선에 모두 불출마하라"고 비꼬면서 "무능, 무기력에 쇼만 하는 야당으로는 총선 치르기가 어렵다. 그러니 정권 심판론이 아닌 야당 심판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미 내 선거만 하겠다고 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지도부 총사퇴하고 통합 비대위 구성해서 새롭게 출발해라. 그래야만 야당이 산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홍 전 대표는 지난 30일 공수처 설치 법안 국회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목숨 걸고 막는다고 수차례 공언하더니 무기력하게 모두 줘 버리고 이젠 어떻게 할 거냐?"고 한국당 지도부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도대체 지난 1년 동안 뭐한 것이냐. 이젠 의원직 총사퇴도 의미 없다"면서 "야당의 존재 가치가 없다면 오늘 밤이라도 모두 한강으로 가라. 답답하고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한편 한국당은 30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공수처 법안을 일방 처리한 데 반발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한국당의 의원직 총사퇴 결의는 실제 결행에 옮기기보다는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에 계속 저항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사직'이 현실화하려면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돼야 하며 회기가 아닐 때는 국회의장 결재가 필요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