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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여기요~” 사라진다…식당서도 앱 주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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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 식당에선 네이버의 ‘테이블 주문’ 서비스를 이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박민제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이 식당에선 네이버의 ‘테이블 주문’ 서비스를 이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박민제 기자

지난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미국 음식 전문점. 손님 다섯 명이 한 테이블에 앉았지만 “여기요”하고 종업원을 찾지는 않았다. 대신 일행 중 한 명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찍었다. 스마트폰 화면에는 120여 종의 메뉴가 사진과 함께 떴다. 손님이 메뉴를 고른 뒤 제출 버튼을 누르자 주방의 태블릿 PC에 신호음이 울렸다. 주방장은 주문을 확인하고 요리를 시작했다.

테이블 비치된 QR코드 찍으면 #메뉴주문·결제까지 한번에 OK #네이버 등 ‘비대면 서비스’ 잇따라 #더치페이 가능, 고객 만족도 높아

오프라인 식당에서 손님과 종업원이 얼굴을 맞대지 않는 비대면 주문이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에서 결제까지 해결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평가다. 네이버와 NHN페이코(간편결제)·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같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노린다.

네이버는 지난 9월 ‘테이블 주문’ 서비스를 출시했다. 시범 서비스에서 좋은 반응이 나오자 전국으로 확대했다. QR코드로 식당 메뉴를 불러와 주문한 뒤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여럿이 함께 와도 각자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하고 결제도 따로 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식당이 바쁜 시간대에 종업원을 부르지 않아도 주문할 수 있고 ‘더치페이(각자내기)’에도 편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서비스 도입을 원하는 식당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시범 서비스부터 참여한 김효선(50)씨는 “메뉴가 120종이 넘다 보니 아르바이트생이 처음 들어오면 주문 때문에 힘들어했고 실수도 잦았다”며 “서비스 도입 후 어려움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 결제하는 손님들이 계산대 앞에서 줄을 길게 서던 문제도 해결됐다”며 “전체 손님의 20%가 테이블 주문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비대면(언텍트) 서비스 경험률과 만족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비대면(언텍트) 서비스 경험률과 만족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NHN페이코는 지난 7월 ‘페이코 오더’ 서비스를 선보였다. 식당에서 QR코드를 찍은 뒤 스마트폰 앱 등으로 주문과 결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디저트 카페 설빙 등 전국 1000여 곳의 식당과 카페가 도입했다. 한국사이버결제가 제공하는 POS(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 서비스와 연결된 점은 식당 주인들이 편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오더’로 무인 주문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배민오더에 입점한 식당은 3만 곳이다. 이 중 1000여 곳에선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오더를 쓰는 식당 중 78%가 ‘동네식당(프랜차이즈가 아닌 식당)’일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비대면 주문 서비스를 도입한 성남시 분당구 식당 곳곳에서 QR코드를 찾을 수 있다.

비대면 주문 서비스를 도입한 성남시 분당구 식당 곳곳에서 QR코드를 찾을 수 있다.

비대면 주문·결제의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음식·음료의 비대면 주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69.4%는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현대카드가 지난 6월 20~50대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무원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QR코드를 찍지 않아도 스마트폰 앱만 있으면 어느 식당에서든 주문·결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시장이 더 커지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세대 등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NHN페이코는 매장에 다양한 안내문을 설치하고 점주에 대해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폰 앱은 문자·밝기·이미지 등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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