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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 물범이 사는 그곳··· ‘여의도 31배’ 해양정원 탈바꿈

중앙일보

입력

세계 5대 갯벌 구역으로,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보호구역이 있다. 충남 서산·태안 일대 가로림만이 그곳이다. 1만5985㏊ 규모(여의도 31배)의 가로림만은 해안선 길이만 162㎞에 달한다. 이런 조건을 갖춘 가로림만에 해양정원이 들어선다. 해양정원은 갯벌과 해변 등을 살려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세계 5대 갯벌, 국내 유일 해양생물보호구역 #충남도, 2021년부터 5년간 2715억원 들여 #갯벌복원, 점박이물범전시관, 생태체험학교

가로림만 전경. [사진 충남도]

가로림만 전경. [사진 충남도]

양승조 충남지사와 맹정호 서산시장, 가세로 태안군수는 최근 충남도청에서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사업’이 최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 자문회의에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에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총 2715억원(국비 70%)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내년에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면 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본다”며 “해양 자원이 워낙 풍부해 예비타당성 조사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로림만은 서산시·태안군 등 6개 읍·면에 걸쳐 있다. 북해, 아마존 하구, 미국 동부, 캐나다 동부와 함께 세계 5대 갯벌로 꼽힌다. 이곳은 1970년대 간척사업 붐이 일 때도 훼손되지 않았다. 남북으로 열린 만이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아 물결이 잔잔하고 물이 깊지 않다. 이 때문에 서해안 최대 물고기 산란장이 됐다. 149종의 생물이 서식한다. 굴, 바지락 등 갯벌 해산물과 전어·조피볼락·쥐노래미·숭어· 농어·넙치 등 수산물이 풍부하다. 해역에 웅도 등 4개 유인도서와 48개 무인도서가 있다.

도는 만 전체를 3개 구역으로 나눠 남쪽에는 국가해양정원센터(4만7600㎡)를 건립한다. 이곳은 해양보호구역과 해양정원을 총괄 관리하고 해양보호생물종 증식·보호 활동을 한다. 대산읍 오지리 등에 있는 121만㎡ 규모의 폐양식장과 폐염전 등을 복원해 생태계를 복원한다. 인근 솔감저수지에는 갯벌·습지 체험장을 만든다. 서산과 태안이 가장 가까운 바다에 길이 350m의 ‘화합의 다리’도 놓는다.

가로림만 입구인 오지리에는 점박이물범 전시홍보관도 들어선다. 이곳에는 점박이물범이 출몰하는 모래톱이 있다. 배를 타고 물범을 관찰할 수도 있다. 오지리와 바다를 두고 마주 보고 있는 태안군 이원면 만대항에는 등대정원 2곳을 만든다. 등대정원에서 망원경으로 해양생물을 보고, 밤에는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다. 초등학교 폐교를 활용한 생태체험학교도 들어선다. 바지락 캐기, 게 잡기 등을 할 수 있다.

가로림만 둘레길, 식도락 거리(로컬푸드 테마거리), 가로림만 주요 항구를 연결하는 생태탐방뱃길 등도 조성한다. 충남도 한준섭 해양수산국장은 “갯벌을 보존하면서 다양한 갯벌 교육프로그램 등을 열어 연간 1억명이 찾는 독일 바덴해처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가로림만 위치도. [연합뉴스]

가로림만 위치도. [연합뉴스]

충남도는 이번 사업을 위해 2016년 가로림만 권역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주민협의회를 구성해 의견을 모았다. 또 지난해부터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이 연구용역에서는 비용편익분석(B/C) 값이 1.20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가로림만에는 2006년부터 10년 동안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됐다가 해양수산부가 2016년 7월 가로림만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무산됐다.

서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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