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 넘치는 손님만 깎아주면 싫어요"…흥정 안해도 되는 전통시장 매출 더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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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가격표시제 설문조사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광장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 광장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에서 상품 가격을 표기해 파는 전통시장이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시장보다 매출액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6일 가격 표시제를 도입한 60개 점포의 월별 카드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들 점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이에 비해, 정액 가격을 표기하지 않는 점포가 70% 이상인 전통시장은 같은 기간 매출액 증감률이 이보다 낮았다는 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설명이다. 정액의 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시장보다, 가격표시제를 도입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더 많이 소비했다는 뜻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 7월부터 100개 특성화 시장을 가격표시제 시범 시장으로 지정하고 해당 제도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

75.8% “가격표시제 긍정적” 평가

가격표시제 정책 동의 비율. 가격표시제에 동의하는 사람이 70%를 상회한다.

가격표시제 정책 동의 비율. 가격표시제에 동의하는 사람이 70%를 상회한다.

소비자도 전통시장에서 정액의 가격을 표시하는 제도에 우호적인 반응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가격표시제를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8%는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51.9%는 ‘가격표시가 활성화한다면, 전통시장을 더욱 자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전통시장에서 정액의 가격을 표시하는 제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비율은 5.8%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62.1%는 가격표시제가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신문·TV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 가격표시제를 인지했다는 응답자(45.4%)가 가장 많았고, 전통시장 자체 캠페인을 통해서 알았다는 응답자(30.1%)가 뒤를 이었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열린 2019 이마트 스타상품 프로젝트 행사. [사진 이마트]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열린 2019 이마트 스타상품 프로젝트 행사. [사진 이마트]

이번 조사는 소사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20~50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오는 2021년까지 500여개 전통시장에서 가격표시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소상공인도 가격표시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소비자가 마음 편히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가격표시제 도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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