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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핫플', 20대는 이태원 60대는 모란역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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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 유동인구 빅데이터 분석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한해 중 가장 많은 유동인구가 쏟아져 나오는 크리스마스이브(12월 24일), 사람들은 어디서 시간을 보내는 걸까. 60대 이상 세대는 크리스마스이브 방문 지역이 50대 이하와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SK텔레콤의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사람들의 이동데이터를 추적했다. 평상시(12월 한 달 평균) 대비 크리스마스이브(24일)에 가장 많이 간 곳(최소 5000명 이상 기준)을 성별과 연령대로 나눠 분석한 결과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종각역, 명동역, 을지로4가역, 이태원 등 서울 시내 핵심 상권이 고루 상위권에 꼽혔다.

하지만 60대 이상 세대의 행선지는 달랐다. 분석 결과, 60대 이상 남녀 모두 경기 성남시 모란역 상권에 평상시 대비 가장 많이 방문했다. 이 지역에서 남성 60대 유동 인구는 평상시 대비 크리스마스이브에 44.2% 늘었으며 여성 60대는 32.2%가 늘었다. 유동인구는 통신 기지국으로 들어온 이용자의 위치데이터 1900억건 중 서울·경기 지역 상권 411개에 해당하는 데이터를 추출한 것이다.

모란역 60대 남성 44.2% 급증

지난해 12월 24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를 참가자들이 구경하고 있다. 608개의 점포가 차려진 장터 내에서 산타 찾기 이벤트 등이 열렸다. [사진 성남시 상권활성화재단]

지난해 12월 24일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를 참가자들이 구경하고 있다. 608개의 점포가 차려진 장터 내에서 산타 찾기 이벤트 등이 열렸다. [사진 성남시 상권활성화재단]

 해당 지역은 국내 대표적 전통 시장인 ‘모란민속5일장’이 열리는 상권이다. 매달 끝자리 숫자가 4·9로 끝나는 날 장이 선다. 장을 보는 사람도 많지만 ‘각설이 품바’ 공연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보러 오는 사람도 많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처음으로 ‘산타 찾기’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나혜성 성남시 상권활성화재단 대리는 “막걸리, 전 등 먹거리도 많고 공연도 있어 원래도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며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산타 행사를 열어 방문자가 더 몰렸다”고 설명했다.

남성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특별하게 방문한 곳.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남성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특별하게 방문한 곳.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60대의 크리스마스이브 방문지역은 모란역 상권 외에도 다른 연령대와 달랐다. 평상시 대비 많이 방문한 곳 상위권에는 안성동(경기 안성시), 오산 1번가(경기 오산시), 구로상가 등 다른 세대에선 잘 찾지 않는 상권이 많았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60대 이상을 겨냥한 행사로 해당 상권이 사람들을 끌어들인 측면도 있지만, 서울 시내 중심 상권 같은 경우 60대 이상 세대가 즐기기엔 편의시설이나 프로그램이 부족한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세대별로 갈라져 있는 한국 사회 특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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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이태원 점령

 60대를 제외한 연령대는 명동역, 종각역, 을지로4가역 등 서울 구도심 지역 핵심 상권을 크리스마스이브에 주로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20대에선 유일하게 이태원 지역이 상위권에 꼽혔다. 20대 여성은 평소보다 이태원을 58.7% 많이 갔으며 20대 남성은 39.8%가 더 많이 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태원의 크리스마스이브 유동인구 중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5.3%에 달한다”며 “상권 특성상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특수한 시즌에는 40대 이상보다 20대가 몰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특별하게 방문한 곳.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여성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특별하게 방문한 곳.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평상시 대비 증감률이 아닌 유동인구 수를 기준으로 크리스마스이브 방문 지역을 조사한 결과에선 종각역이 66만6513명으로 가장 많았다. 강남역 위(테헤란로 기준 북쪽, 논현역 방면) 상권이 55만6854명, 강남역 아래(테헤란로 기준 남쪽, 양재역 방면) 상권이 52만8078명이었다. 성수역(46만2459명), 신당·동대문운동장역(45만3651명) 등도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었다.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강남역 

크리스마스 이브 사람이 몰리는 곳.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크리스마스 이브 사람이 몰리는 곳.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강남역은 유동인구 수 자체는 많지만, 평상시 대비 증감률은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현역 방면인 강남역 위 상권은 평상시 대비 유동인구가 3.9% 늘어 전체 411개 조사대상 상권 중 247위에 그쳤다. 강남역 아래 상권은 0.4% 늘어 353위였다. 윤호영 서울시립대 객원교수(융합전공학부 빅데이터분석)는 “강남역은 평상시에도 이곳을 거쳐 분당 등 다른 지역으로 가는 인구 자체가 워낙 많은 곳”이라며 “더구나 차를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교통체증 및 주차 문제로 꺼려지는 지역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이브라고해서 특별히 사람이 더 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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