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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시련 딛고 다시 일어서 … 혁신 신약 개발 집중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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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혼돈의 시기를 보냈다. 굵직한 대형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는 세포 오염 이슈로 판매가 중단됐다. 기대를 모았던 신약후보 물질의 성과도 미미했다. 신라젠은 글로벌 임상 자체를 중단했고, 헬릭스미스는 임상 데이터 오염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신약 연구개발 명가로 손꼽히는 한미약품도 기술수출했던 신약 후보물질의 잇따른 반환으로 곤혹을 치뤘다.

글로벌 시장 도전 가속화

제약·바이오 산업은 시련 속에서 성장한다. 신약개발 실패도 자산이다.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서 더 단단해진다. 지금도 묵묵히 연구개발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혁신 신약 가능성을 높인다. 내년 제약·바이오 산업은 구체적인 성과에 주목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 신약 기반기술 연구, 바이오시밀러 집중 연구 등으로 혁신성을 확보한다.

신약 치료 효과 높여 경쟁력 강화

유한양행은 3세대 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의 압도적인 질병 치료 효과로 승부를 건다. 비교적 늦게 개발을 완료한 혁신 신약의 한계를 확실히 극복하기 위해서다. 유한양행은 경쟁 제품인 타그리소 대비 우수한 무진행 생존 기간에 주목한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1차 치료제 사용을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타그리소와 거의 동일한 형식으로 디자인됐다. 암 치료 효과를 객관적인 숫자로 보여줘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휴온스는 제품 다양화로 실적 퀀텀점프를 기대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여러 기업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새로운 분야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실용성을 강조한 품질 개선을 기본으로 한 매출 증가다. 골관절염 치료제 하이히알원스가 대표적이다. 자체 고순도 히알루론산 생산 기술을 접목해 1회 투약으로 약효 지속기간을 6개월로 늘렸다. 이 외에도 수분 증발을 막아 안구 건조증을 완화하는 히알루론산 인공눈물 점안제, 비뇨기과 전용 필러, 갱년기 여성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등으로 지속적 성장에 집중한다.

종근당은 플랫폼 기반 기술의 연구개발 성과 가시화에 주목한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현이 증가해 다양한 신경·면역 질환을 유발하는 ‘히스톨탄아세틸화효소6(HDAC6)’의 활성을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현재 유럽 5개국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엔 HDAC6 억제 기전을 가진 플랫폼 기반 기술의 구체적인 임상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임상 확대, 시장 직접 공략

SK바이오팜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한 의약품(수노시·엑스코프리)도 있다. 특히 후보물질 발굴부터 판매허가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한 엑스코프리는 자체적으로 미국 내 유통·판매망까지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CJ헬스케어는 스탠다임 AI(인공지능)를 활용해 항암신약 개발에 나선다. AI로 항암신약의 새로운 화합물 구조를 찾아내고, 이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인 디엠바이오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건선치료제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DMB-3116 등이 주인공이다. 단계별 임상개발을 통해 기술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치료 편의성을 높인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가 강점이다. 기존 정맥 혈관을 통해 투약하는 정맥주사(IV)에서 피부 진피층 바로 아래인 지방층인 피하 조직에 약을 주입하는 피하주사(SC)로 투약 방식을 바꿨다. 환자가 약을 더 잘 투약하도록 한 것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첫 유니콘 기업인 에이프로젠은 내년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시진의 글로벌 상업화로 한 단계 도약을 꿈꾼다. 에이프로젠은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바이오시밀러 상품화에 성공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이 완료되면 즉시 미국·유럽에서도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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