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北 성탄선물은 대미 강경 노선…ICBM 도발 가능성 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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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중앙포토]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같은 군사 도발이 아닌 새로운 대미 강경 노선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비핵화 협상 중단, 핵 보유국 지위 강화 나설 듯 #중·러 자극 우려, 군사 도발은 하지 않을 것

미국 CNN은 23일(현지시간) 북한 지도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앞으로 워싱턴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핵무기 보유국 지위 강화 등 대미 강경 정책으로 노선을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더 이상 경제 발전을 위한 제재 완화를 목표로 하지 않고 주체사상을 강화하는 데 전념할 것으로 보이며, 이런 정책 전환이 소위 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북한의 결정은 현재 미 의회에서 진행 중인 탄핵 절차와 내년 대선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해질 거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트럼프 정부와 비핵화 합의를 하더라도 내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할 경우, 후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으로 ‘기다려 보기(wait and see)’ 접근법을 취할 것이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다시 대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또 ‘비핵화’는 현재 북한의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ICBM이나 위성 발사, 핵무기 실험과 같은 군사 도발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소식통은 전망했다. 이런 도발은 북한의 중요한 교역 상대인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엔진 시험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레드 라인’을 넘지는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분석했다.

CNN은 “만약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어긴다면 미국은 그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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