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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마리만 튀기나 지켜본다" 440개 매장 CCTV 단 치킨회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5년 60계 치킨을 창업한 장조웅 대표. [사진 장스푸드]

2015년 60계 치킨을 창업한 장조웅 대표. [사진 장스푸드]

“전국 매장 주방 CCTV 확인이 월요일 근무의 시작이죠.”

‘매일 새 기름으로 60마리만’이란 슬로건으로 경쟁이 치열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60계 치킨 장조웅(48)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점포 1곳에서 기름 1통(18L·튀김기 1개 기준)으로 하루 60마리만 닭을 튀기는 걸 CCTV로 확인한다는 거다. 튀김기 한 개인 매장의 경우 하루 치킨 60마리를 팔면 문을 닫는다.

"전국 가맹점 440곳이 어떻게 60마리만 조리하는지 일일이 확인하느냐"는 물음에 장 대표는 60계 치킨 애플리케이션(앱)부터 켰다. 그는 “자체 앱에서 소비자가 전국 모든 매장 주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서 “본사 직원 30여명도 CCTV를 보며 60마리만 튀기는지를 점검한다”고 했다.

레드오션 치킨업계 '앙팡 테리블' 

전국 치킨 전문점 4만개 시대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 5곳 중 4곳은 창업 후 10년 안에 문을 닫을 정도로 포화다. 후발 주자인 60계 치킨은 3년여 만에 400여개의 가맹점을 모았다. 지난 18일 장 대표를 인터뷰했다.

3년여 만에 400여개의 가맹점을 열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점포 숫자는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본질은 점포의 질적 성장이다. 가맹 문의가 전화가 하루 평균 50통에 달하지만, 일주일에 3개만 오픈한다. 매장을 열기 위해선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존 점포의 영업 반경 등 사업 환경을 고려하고, 신규 점포가 문을 열 때도 본사가 지원하려면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1 점주 1점포의 원칙도 고수한다.”
왜 1점주 1점포 원칙인가.
“주인이 직접 관리하지 않으면 음식 장사는 불가능하다. 2015년 서울 개포동에 첫 직영점을 내고 13개까지 직영 운영하다 가맹 체제로 전환한 이유다. 유명 셰프가 3곳의 매장을 운영하면 전체가 망한다. 대신할 셰프가 있지만 오너 셰프처럼 관리가 되겠나. 현재는 직영점도 4개로 줄였다. 대신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60계 치킨 매장. [사진 장스푸드]

60계 치킨 매장. [사진 장스푸드]

어떻게 운영하나.
“광고나 마케팅 비용은 본사 부담이다. 세스코 푸드 시스템과 업무 협약을 맺어 매장 정기 점검도 본사가 책임진다. 매월 튀김 기름(18L) 30통(튀김기 1개 기준)도 본사에서 무상 제공한다. 매일 치킨을 한 마리 팔수도, 60마리를 팔수도 있다. 점주가 기름을 버리는 걸 아깝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새 기름으로 요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위해 기름을 무상 제공하는 것이다. 시스템은 간단하지만, 페널티는 강하다. (아직 없지만) 기름 재사용 등 위반 사항이 있으면 처음엔 해지 예고, 두 번째는 계약 해지다.”
왜 60마리인가.    
“식품위생법에서는 튀김용 식용 유지의 산가(유지나 지방 1g 속에 들어 있는 유리된 지방산을 중화하는 데 필요한 수산화칼륨양)를 3.0 이하로 유지하도록 규정하는데 모호했다. 이 기준으론 90마리 정도 튀기는 게 가능하더라. 그런데 기름 색이 변하거나 맛의 차이가 났다. 기름 한 통으로 60마리를 튀겼을 때 (맛이) 적당했다. 그래서 브랜드명도 60계다.”
60계 치킨 장조웅 대표. [사진 장스푸드]

60계 치킨 장조웅 대표. [사진 장스푸드]

IT업계 일하다 치킨집 알바 거쳐 창업

IT업계에서 일하던 장 대표에게 60계는 첫 외식 사업이다. 그는 포화 상태인 치킨 전문점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평소 치킨을 좋아해 아이들에게 외식하러 치킨집에 가자고 했더니 ‘어떻게 치킨을 가게에서 먹냐’고 답을 하더라”며 “치킨은 배달로 시켜먹거나 남성 고객이 맥주를 먹기 위해 가는 장소로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아이와 주부가 찾을 수 있는 치킨 가게 창업을 목표로 치킨집 아르바이트를 자청해 닭을 튀기고 배달도 다녔다. 장 대표는 “치킨 업계에 뛰어들고 보니 매장 청결(주방 CCTV 공개), 닭과 기름의 신선도를 지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친구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그들을 위해 부드러운 치킨과 잘게 자른 치킨을 메뉴에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주방 CCTV 실시간 공개에 가맹점주의 반발은 없었나.
“주방 공개는 이제 가맹점주의 자긍심이다. 깨끗한 매장에서 신선한 기름을 쓰는 것을 소비자가 한눈에 볼 수 있으니까 믿음이 생긴다. 개포동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도 홀 쪽에 모니터를 달고 주방 CCTV를 공개했다. 이후 깨끗한 치킨을 판다는 입소문이 나 장사가 잘되는 걸 경험한 결과다.”
60계의 목표는.
“식자재 품질과 위생관리에 정보통신(IT) 기술을 적용해 관리하는 것이다. 60계 외에 다른 외식 업종으로의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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