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서 난민 서독행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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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라하·바르샤바·호프(서독)로이터·AFP=연합】동독정부가 그 동안 서독이주를 요구하며 체코 프라하와 폴란드 바르샤바의 서독대사관에서 집단 기거하거나 몰려든 7천여 동독인들의 이주를 30일 전격적으로 허용, 7대의 특별열차를 제공함에 따라 이들 동독인들은 1일 서독에 도착했다.
이날 프라하의 서독대사관에 기거하던 동독인들 1진 7백50명이 동독정부의 특별열차 편으로 국경을 넘어 동독동부 드레스덴시를 경유, 서독 바이에른주의 호프시에 도착한 것을 시작으로 5천5백여 명이 모두6대의 특별열차에 나눠 타고 2시간 간격으로 차례로 서독에 입국했다.
이와 함께 폴란드 주재 서독대사관에 집단 거주한 8백여 명의 동독 난민들도 특별열차 편으로 서독 하노버시에 도착함으로써 이날 서독에는 프라하와 바르샤바대사관에 있던 약6천3백 명의 동독난민들이 몰려들어 동서독 분단 이후 사상최대의 동독인 집단이주사태를 기록했다.
이날 밤 동독인들의 입국홍수를 이룬 서독 호프시역 앞에는 이 시의 거의 모든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그들의 입국을 환영했다.
동독인들을 태운 열차는 이날 모두 동독을 거쳐 서독을 향하는 루트를 택했으며 동독 내에서 국외이주 허용서류를 발급 받은 뒤 서독으로 들어갔다.
한편 겐셔 서독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조치는 이날 오전 동서독·체코·폴란드 등 4개국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고 최종결정은 호네커 동독 평의회 의장에 의해 「최종적」으로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동독인들의 서독 집단이주 위기는 곧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동독당국의 이번 이주허용이 동독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며 동독의 근본적인 개혁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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