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이」보다 「씀씀이」 헤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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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높은 임금상승 덕분으로 도시근로자 가계사정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으나 소득증가보다는 지출증가가 더 두드러져 씀씀이가 더욱 헤퍼져 가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벌기」보다는 「쓰기」를 더 좋아해 그 동안 우려했던 과소비현상이 일반국민가계에도 점차 깊게 확산되고 있다.
경제기획원 조사 통계국이 2일 발표한 올해 2·4분기 (4∼6월) 도시근로자 가계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중 도시근로자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76만4천9백원으로 이 가운데 60만1천7백원을 쓰고 16만3천2백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은 1년 전에 비해 26·2%, 지출은 33·9% 늘어난 것으로 지출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전체소득에서 지출을 뺀 흑자율도 23· 2%로 1년 전 (28%) 보다 크게 낮아졌다. 가구 당 흑자규모는 다소 늘었으나 (작년 15만6천8백원→올해 16만3천2백원) 추가로 생긴 소득을 거의 써버리기에 바쁠 정도로 씀씀이가 헤퍼진 것이다. 저축보다는 소비증가 추세가 너무 강하다.
씀씀이에 있어서는 특히 교통통신비가 대폭 증가(55·5%) 했다. 이 비용가운데 특히 마이카 붐으로 개인교통비는 무려 3백27·5%가 급증했으며 외식비 (72%) 각종모임·교제를 위한 잡비(39·9%) 지출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지난 2·4분기 중 신규 자가용승용차 등록대수는 9만1천36대로 작년 같은 때 (4만9천8백55대)에 비해 85·5%가 늘어났다.
이와 함께 대형냉장고·침대 등 내구소비재 구입증가로 가정용 기구지출이 40· 2%가 증가했으며 VTR·전축 등 구입에 따른 교양·오락비도 58·8%가 늘어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반영했다.
한편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는 전체 지출증가율을 밑도는 23·8%에 그쳐 엥겔계수 (소비지출 중 식료품비 비중)는 1년 전 34·7에서 32·1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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