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정권 정체성 의구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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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씨 문제로 정치권의 이념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宋씨 입국은 정권 차원의 기획"이라며 "정권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다. 3일엔 현 정권의 핵심 세력과 북한의 연계론까지 들고 나왔다.

청와대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宋씨 문제가) 이념공세의 빌미가 되고 있는데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대통령이 휘하의 국정원 수사결과를 안믿는다면 심각한 일로 간첩을 보는 대통령의 시각이 충격적"이라며 "명백한 간첩인데 이념공세니, 이념논쟁이니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공세를 먼저 편 쪽은 한나라당이었다. 국회 정보위원인 정형근 의원은 이날 MBS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대한민국 국기(國基)가 위험한 수준에까지 왔다"면서 "북한과 연계된 핵심 세력이 정부 내에 핵심으로 포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0년 동안 암약한 최고 간첩을 국정원이 3~4일 동안에 출.퇴근시키면서 조사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우리는 정부의 최고위층이 개입했다고 본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비판하면서도 宋씨 사건에 대해선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김성순 대변인은 한나라당을 겨냥, "검찰에서 사실을 밝히기 전에 침소봉대해서 지나치게 이념공세를 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사건을 축소해선 안된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의 공격에 대해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근거 없는 구시대적인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관계자들은 "색깔논란을 확산시켜 내년 총선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정략"이라고 비난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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