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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수용 “김정은 심기 불편하게 할 트럼프 막말 멈춰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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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를 방문한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2월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베트남의 첫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를 방문한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이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리는 ‘막말’을 중단해야 한다고 재차 경고했다.

이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이날 담화에서 “국무위원장의 심기를 점점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 부위원장은 아직 연말 시한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미국을 압박했다. “얼마 안 있어 연말에 내리게 될 우리의 최종판단과 결심은 국무위원장이 하게 되며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이어 “또한 누구처럼 상대방을 향해 야유적이며 자극적인 표현도 쓰지 않고 있다”며 최근 악화된 북미관계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그는 “트럼프는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매우 궁금해하는 것 같다.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할지 매우 불안 초조해하고 있다”며 “최근 잇달아 내놓는 트럼프의 발언과 표현들은 얼핏 누구에 대한 위협처럼 들리지만, 심리적으로 그가 겁을 먹었다는 뚜렷한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 담화가 나오기 약 4시간 30분 전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담화를 통해 미국을 압박했다.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면서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경고한 데 대한 반응이다.

김영철 위원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은근히 누구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듯한 발언과 표현”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때처럼 담화에서 ‘대통령’ 직함을 생략한 채 이름으로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칭하며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인’ 발언이 계속될 경우 트럼프를 다시 ‘망령 든 늙다리’로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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