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민식이법'이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법안의 빠른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지 8일 만이다.
[포토사오정]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장 앞에서 민식, 태호, 해인이 부모들은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의원들을 붙들고 법안 처리를 부탁했다. 고 김태호 어머니 이소현 씨는 “제가 지금 임신 중이다.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 또 잃고 싶지 않다” “꼭 법안이 처리될 수 있게 도와 달라” 등의 말을 전했다.
홍익표 의원 등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의원들은 “최대한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부모들을 위로했다.
회의가 시작되기 전 전혜숙 위원장과 이채익 자유한국당·홍익표 민주당 간사가 대화했다. 홍 의원은 대화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와 ‘태호-유찬이법’, ‘해인이법’ 등이 내일 열리는 행안위 소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회의장 밖에 결과를 지켜보던 어머니들은 이 소식을 듣고 오열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이제 시작이야” “내일 또 오면 되지, 내일 또 올 거잖아”라며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들을 위로했다. 어머니들은 홍 의원에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으며 자리를 떠났다.
행안위 전체회의가 끝난 뒤 내일(28일) 소위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은 고 김태호 부모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법안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 원내대표실로 들어가는 나 원내대표를 만난 고 김태호 어머니 이소현 씨는 “내일 (행안위) 소위가 열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내일(28일 행안 소위가) 열릴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고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태호 가족은 나 원내대표실 앞에서 대기하다 28일 행안위 소위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함께 있던 관계자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잠시 후 나 원내대표가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하기 위해 나오자 감사 인사를 했다. 나 원내대표는 눈물을 흘리는 고 김태호 어머니 이 씨를 안아주며 “(행안 소위가) 열릴 거라 했는데, 이제 국회에 맡기고 생업에 충실하시라”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고 김태호 어머니는 “대통령과의 대화 때 민식이 부모님과 현장에 있었다”며 “‘민식이법’이 통과 된 것과 같이 어린이 안전사고 피해자 응급처치를 의무화하자는 '해인이법',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 통학 버스에 포함하자는 '태호유찬이법' 등 어린이 안전 관련 법안들도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