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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8개국 한식요리 경연…송편·콩나물국밥까지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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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한 연계행사로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가 열렸다. [사진 한식진흥원]

지난 26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한 연계행사로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가 열렸다. [사진 한식진흥원]

지난 26일 서울 중구에 있는 한식문화관에서 ‘2019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 결승전이 개최됐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기념해 개최된 이번 행사의 주제는 ‘쌀을 이용한 한식요리’였다. 한국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쌀은 모두에게 친숙하면서도 각각 고유한 품종과 조리법이 있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빨리 즐겁게 이해하는 데 좋은 식재료라는 것에 포인트를 둔 행사였다.

 ‘2019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참가자 아질리아나 라쉬다 빈티 압드라하만이 농림축산부 이재욱 차관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한식진흥원]

‘2019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참가자 아질리아나 라쉬다 빈티 압드라하만이 농림축산부 이재욱 차관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한식진흥원]

 ‘2019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참가자 아질리아나 라쉬다 빈티 압드라하만의 영양솥 반상 차림. [사진 한식진흥원]

‘2019 한-아세안 한식요리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참가자 아질리아나 라쉬다 빈티 압드라하만의 영양솥 반상 차림. [사진 한식진흥원]

말레이시아 참가자 아질리아나 라쉬다 빈티 압드라하만이 돌솥으로 지은 밥을 예쁘게 정리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영양솥밥과 함께 먹으면 좋을 고등어구이·해물순두부찌개·오이볶음·계란말이 등을 반찬으로 함께 준비해 완벽한 한식 반상 차림을 선보였다. [사진 한식진흥원]

말레이시아 참가자 아질리아나 라쉬다 빈티 압드라하만이 돌솥으로 지은 밥을 예쁘게 정리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영양솥밥과 함께 먹으면 좋을 고등어구이·해물순두부찌개·오이볶음·계란말이 등을 반찬으로 함께 준비해 완벽한 한식 반상 차림을 선보였다. [사진 한식진흥원]

이날 미얀마·인도네이사·필리핀·싱가포르·베트남·말레이시아·라오스·태국 등 8개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한식문화관 내 조리시설을 이용해 1시간 내에 요리를 하고 바로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대상·우수상·장려상 3개 부문 수상자를 가렸다. 대상은 말레이시아 참가자 아질리아나 라쉬다 빈티 압드라하만이 만든 영양밥 한 상 차림이 받았는데 돌솥에 지은 영양밥과 함께 고등어구이·해물순두부찌개·오이볶음·계란말이 등을 함께 차려냈다. 우수상은 태국 참가자 아리사라 라벨리의 쌈밥·소불고기·송편, 장려상은 베트남 참가자 카듄의 비빔밥이 각각 수상했다.

우수상을 받은 태국 참가자 아리사라 라벨리의 쌈밥·소불고기·송편. 송편 밑에 솔잎을 까는 등 한식 차림까지 꼼꼼하게 준비한 모습에 큰 박수를 받았다. [사진 서정민 기자]

우수상을 받은 태국 참가자 아리사라 라벨리의 쌈밥·소불고기·송편. 송편 밑에 솔잎을 까는 등 한식 차림까지 꼼꼼하게 준비한 모습에 큰 박수를 받았다. [사진 서정민 기자]

장려상을 받은 베트남 참가자 카듄의 비빔밥. 베트남에서도 평소 아이들에게 비빔밥을 자주 해준다는 카듄은 유튜브로 한식을 배우는데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8개월간 학원에서 한국어도 공부했다고 한다. [사진 한식진흥원]

장려상을 받은 베트남 참가자 카듄의 비빔밥. 베트남에서도 평소 아이들에게 비빔밥을 자주 해준다는 카듄은 유튜브로 한식을 배우는데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8개월간 학원에서 한국어도 공부했다고 한다. [사진 한식진흥원]

이번 콘테스트 참가자들은 올해 상반기 8개국에서 실시된 예선대회 우승자들로 조리사, 물리치료사, 은행매니저, 대학생 등 직업도 다양했다. 이들은 각각 한식을 좋아하게 된 이유도 다양했다. “건강에 좋고, 어느 나라 사람이 먹어도 좋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맛을 갖고 있다.”(미얀마·나우 타 래 파우) “독특한 모습과 맛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대부분 채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몸에 매우 좋다.”(인도네시아·라펠 타이루니사 푸트리) “방짜유기와 옹기, 맷돌 등에 관심이 생겨 한식을 좋아하게 됐다”(싱가포르·수하르티 빈티 후세인 압둘라 후인)
특히 유튜브로 한식을 배우고 있다는 베트남 참가자 카듄은 “다른 맛과 색깔들이 섞인 모습이 좋다”며 “아이들이 채소를 잘 안 먹으려 해서 일부러 베트남 집에서도 비빔밥을 자주 해주는데 색색이 예쁘다며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유튜브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8개월 간 한국어 학원까지 다녔다는 카듄은 이날 요리 설명도 직접 한국어로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요리 콘테스트 결승전 전에 4일 간의 일정으로 한식 제험, 전통 식재료 탐방, 한국 문화 체험 등도 경험했다.

태국 참가자 아리사라 라벨리가 송편을 준비하는 모습. 그는 자신을 '농부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송편은 알록달록 색도 좋고 모양도 귀여운 데다 씹히는 맛도 쫀득거려서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사진 한식진흥원]

태국 참가자 아리사라 라벨리가 송편을 준비하는 모습. 그는 자신을 '농부의 딸'이라고 소개하며 "송편은 알록달록 색도 좋고 모양도 귀여운 데다 씹히는 맛도 쫀득거려서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사진 한식진흥원]

홍신애 요리연구가(가운데)와 권우중 셰프(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심사를 위해 참가자들의 요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한식진흥원]

홍신애 요리연구가(가운데)와 권우중 셰프(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심사를 위해 참가자들의 요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한식진흥원]

한편 이날 심사위원은 권우중 셰프(미슐랭2스타 한식당 ‘권숙수’), 페데리코 하인즈만 셰프(건강한食 홍보대사·파크하얏트 서울 총주방장), 홍신애 요리연구가, 이보은 요리연구가, 안재보 셰프(2018 청년한식당 국산식재료 지원사업 우승자·‘지져스’) 등이 맡았다.
권우중 셰프는 “모두들 단순히 모양만 내는 수준 이상이었다”며 “옛날 같으면 불고기·된장찌개·궁중떡볶이·비빔밥이 주를 이뤘을 텐데 오늘 송편·콩나물국밥·단호박밥 등이 등장하는 걸 보고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식이 훨씬 다양해진 데 놀랐다”고 심사소감을 말했다. 이보은 요리연구가는 “비빔밥 고명의 색상을 맞추는 건 초보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인데 솜씨가 뛰어났다”며 “간장·고추장 등 한식 소스를 어느 시점에 넣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게 모두들 한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또 연습을 많이 해본 솜씨였다”고 총평했다.
홍신애 요리연구가는 “오늘 대상 수상자는 ‘한식’ 단품을 넘어 밥과 찌개, 반찬이 있는 ‘한식 반상’ 문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똑같이 재현했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심사기준을 설명했다. 그는 덧붙여 “오늘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의 ‘한식’을 보면 대부분 우리가 평소 즐겨 먹는 종류들이었다”며 “한식의 글로벌화를 위해 외국인이 좋아하는 입맛을 맞추려 무언가를 빼고 넣을 게 아니라, 우리가 늘 먹는 정통 한식 그대로를 선보이는 게 가장 좋은 글로벌 전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참가자 수하르티 빈티 후세인 압둘라 후인이 만든 단호박밥. 그는 "비빔밥, 김치 볶음밥과는 차별화를 위해 단호박밥을 만들었다"며 "싱가포르에서도 단호박을 사용하지만 조리법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진 서정민 기자]

싱가포르 참가자 수하르티 빈티 후세인 압둘라 후인이 만든 단호박밥. 그는 "비빔밥, 김치 볶음밥과는 차별화를 위해 단호박밥을 만들었다"며 "싱가포르에서도 단호박을 사용하지만 조리법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진 서정민 기자]

라오스 참가자 팻피마봉이 선보인 '밥이랑 전이랑'. 그는 "한식 중에서 비빔밥과 감자전을 좋아하는데 이 두 가지를 함께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고추장에 비빈 쌀밥을 햄버거처럼 감자전 사이에 끼워 먹는 요리를 생각해냈다"고 했다. [사진 서정민 기자]

라오스 참가자 팻피마봉이 선보인 '밥이랑 전이랑'. 그는 "한식 중에서 비빔밥과 감자전을 좋아하는데 이 두 가지를 함께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고추장에 비빈 쌀밥을 햄버거처럼 감자전 사이에 끼워 먹는 요리를 생각해냈다"고 했다. [사진 서정민 기자]

개회사를 하고 있는 선재마율 한식진흥원 이사장. [사진 한식진흥원]

개회사를 하고 있는 선재마율 한식진흥원 이사장. [사진 한식진흥원]

선재마율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되는 두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와 아세안 국가 간 문화적·경제적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한식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넘어 공동 번영의 동반자로서 한식으로 한-아세안의 화합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4층 한식문화관 사랑방에선 오는 토요일까지 ‘한-아세안 11개 국어로 읽는 쌀’ 전시도 열린다. 관람은 무료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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