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일협상회의」 제의|고려연방제 신축성 비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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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내외】북한은 28일 남북한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하나의 통일방안」을 정립하기 위해 남북한의 정부· 정당, 사회단체대표들이 참석하는 「민족통일협상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해설 2면>
이날 평양 2·8 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당국·정당·단체연석회의에서 북한은 김영남 (외교부장 겸 조평통 부위원장)의 연설을 통해 한국정부가 지난11일 발표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을 거론하면서 민족통일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런 상황하에서 『모두에게 접수될 수 있는 하나의 통일방안을 정립하기 위해 남북한의 당국과 정당·사회단체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가하는 다무적인 원탁회의방식의 민족통일협상회의를 소집하자』 고 제의했다.
북한은 이 회의의 대표구성과 관련해 통일대화에 적극 참여하려는 각 정당·사회단체들의 요구를 고려하여 남북한의 지도급인사들을 비롯해 모두 60여명의 대표들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의제에 대해서는 남북한의 정당·사회단체들이 내놓은 통일방안들을 광범위하게 협의하고 통일 방도에 관한 「민족공동선언」 을 발표한데 대한 것과 평화통일을 추진하는데 도움이 되는 제안들을 토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은 민족통일협상회의를 제의하는 이유와 관련해 『고려연방제안이 우리민족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통일방도로 된다고 확신하지만 서로 화해하고 존중하며 양보하는 입장에서 다른 통일방안 등에 대해서도 허심하게 대하고 진지하게 협의할 것이며, 통일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누구의 것이라도 폭넓게 수용할 것』 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그 동안 고려연방제안만이 민족통일을 위한 유일한 방안이라고 고집해온 종전의 태도와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
한편 북한은 이날 당국·정당·단체 연석회의에서 「남조선당국과 정당·단체들에 보내는 편지」 를 채택했는데, 이 편지에서 민족통일협상화의를 평양과 서울에서 번갈아가며 개최하되 그 첫 번째 회의는 90년2월20일 평양에서 갖자고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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