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3선)의 17일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은 총선을 5개월 앞둔 보수 진영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황교안 “당 발전 디딤돌로 삼겠다” #“보수 통합에 큰 변수 생겨” 우려도
앞서 초선 유민봉 의원(비례대표)과 재선 김성찬 의원(경남 창원진해)이 “우리가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절박감으로 모든 것을 비워야 할 때”라고 호소하며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정작 화두였던 ‘중진 용퇴론’ 당사자들은 침묵 또는 반발로 일관했다.
‘영남권 3선 이상’이라는 점에서 표면적으론 용퇴 대상자에 속하지만, 김 의원은 젊은 나이(47)와 개혁적 이미지로 청년 정당으로 변화하려는 당 입장에선 필요한 인물이었다. 불출마 무게감이 남다르다는 얘기다.
거세진 인적 쇄신 요구에 영남권 중진들은 “김 의원이 큰 용단을 내렸다”면서도 용퇴 요구엔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이 젊은 혈기로 대안 없는 말만 했다”는 부정 평가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영남권의 한 5선 의원은 “영남 중진 용퇴론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얘기”라며 “총선이 코앞인데, 관록 있는 중진들을 다 내보내고 치르자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한 4선 의원은 “총선 앞두고 당을 해체하자는 게 누굴 위한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한국당 부산시당에선 ‘부산 중진 의원 용퇴 촉구 기자회견’을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솔직히 당 지도부로선 뼈 아프다. 황교안 대표가 총선과 보수통합을 앞두고 큰 변수가 생겼다”고 우려했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불출마 선언은 우리 당의 변화,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잘 검토해 당 발전의 디딤돌이 되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