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 연방탈퇴 개헌안 통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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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오그라드AP·로이터=연합】유고슬라비아의 슬로베니아공화국 의회는 27일 연방정부의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연방탈퇴를 포함한 일련의 자결권수립을 위한 헌법개정안을 압도적으로 전격 통과시킴으로써 슬로베니아공화국이 유고슬라비아연방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슬로베니아 의회의 헌법개정안에 대한 표결 통과로 올 들어 코소보 지역 등의 민족분규와 3백%에 이르는 인플레로 정치적 위상이 크게 흔들린 유고의 정치적 혼란은 더욱 심화되게 됐다.
슬로베니아 의회는 유고연방 당국의 무력 개입 위협을 단호히 거부하고 이날 강행한 표결에서 전체의원 2백58명 중 2백56명이 찬성, 압도적인 지지를 표시했으며 반대는 한 명에 불과했고 또 다른 한 명은 기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란 포트리치 슬로베니아 공화국 의회 의장은 표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헌법개정안의 통과로 인해 유고 연방 내 다른 민족들에게 해를 끼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야네츠 스타노브니크 슬로베니아 공화국 대통령은 『슬로베니아 인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인임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슬로베니아를 위한 역사적인 순간』 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고연방 공산당지도부는 슬로베니아의 헌법개정이 이루어질 경우 이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할 수도 있다고 엄중 경고, 표결연기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중앙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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