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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앉아서 일하는 당신···다리가 가렵고 저림·경련 있다면

중앙일보

입력

하지정맥류로 다리가 불편한 한 여성이 사무실에서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정맥류로 다리가 불편한 한 여성이 사무실에서 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중앙포토]

다리에 있는 푸른빛 정맥이 피부 밖으로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가 중장년층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0대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온종일 앉거나 서서 일하는 사람이 나중에 하지정맥류가 생기기 쉽다.

작년 환자 18만여명, 여성이 남성 2배 넘어 #50대-60대-40대 순 많아, '중장년층' 위험 #압박 스타킹 쓰거나 수술·약물 치료법 가능

17일 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하지정맥류 건강보험 진료 인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환자 수는 18만7624명이었다. 2014년 15만2951명과 비교하면 3만명 넘게 늘어났다. 연평균 5.4%씩 증가한 수치다. 하지정맥류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지난해 하지정맥류 환자 중 여성 비율은 68.3%로 남성(31.7%)의 두 배를 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환자 증가율도 여성(5.7%)이 남성(4.7%)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홍기표 건강보험 일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정맥류가 여성에게 많은 건 여성 호르몬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로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다산 여성에게 더 쉽게 나타난다. 출산 후엔 하지정맥류가 대부분 사라지지만 정맥이 확장됐을 때는 되레 악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도별·연령별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연도별·연령별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하지정맥류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생하기 쉽다. 지난해 기준 50대 환자가 전체의 27.9%로 가장 많다. 60대(21.5%), 40대(19.5%)가 그 뒤를 이었다. 남성은 50대-60대-40대 순으로 환자가 많았지만, 여성은 50대-40대-60대 순으로 조금 달랐다. 홍기표 교수는 "정맥류 발병엔 유전적, 직업적 요인 등이 다양하게 작용한다"면서 "오래 앉아 있거나 서서 일하는 직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맥의 탄력이 약해지면서 병이 진행되고 합병증도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50~60대가 병원을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가 발병하면 가려움과 저림, 근육 경련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외관상 정맥류가 보이더라도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으로는 정맥 색깔이 갈색으로 바뀌는 ‘색소침착’이나 습진, 궤양 등이 있다.

치료 방법은 다양하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정맥 활성 약을 먹는 게 제일 기본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정맥을 원상태로 복구시키거나 정맥류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 증상만 완화하는 식이다. 레이저 등으로 정맥을 막는 수술을 택하거나 약품을 혈관에 주사하는 치료법을 쓸 수도 있다. 환자마다 증세와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서 적합한 치료법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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