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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받고 감 잡아 수능 대박”…강릉경찰 뛰뜰 감 수확해 선물

중앙일보

입력

강릉경찰서 직원들이 지난달 30일 경찰서 내에 있는 감나무에서 감을 수확하는 모습. [사진 강릉경찰서]

강릉경찰서 직원들이 지난달 30일 경찰서 내에 있는 감나무에서 감을 수확하는 모습. [사진 강릉경찰서]

“감 받고 감 잡아 수능 잘 보세요.” 강원 강릉경찰서가 대학수학능력시험(14일)을 앞둔 직원 자녀에게 독특한 선물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릉경찰서는 수능을 엿새 앞둔 지난 8일 오전 수험생 자녀를 둔 직원 30명에게 감말랭이를 포장해 선물했다. 선물에는 ‘2020년 수능 감 잡았다. 강릉경찰서 전 직원이 함께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험생에 선물한 감 강력한 태풍에도 잘 붙어있어 #학부모들 과거길·모청탑’ 명소 찾아 수능성공 기원

감말랭이가 직원들에게 전달된 사연은 이렇다. 강릉지역은 올해 감이 풍년이다. 강릉경찰서 뒤뜰에 있는 감나무 2그루도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렸다.
김택수 서장은 먹기 좋게 익은 감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김 서장은 직원 자녀 중 올해 수능을 치르는 학생이 감을 잘 잡아 수능을 잘 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물을 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감을 수확한 직원들은 일주일가량 잘 말려 감말랭이로 만들었다. 응원 문구를 넣어 정성스럽게 포장도 했다.

김 서장은 ”경찰서 내에 있던 이 감은 태풍 때 강력한 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잘 버텼다“며 ”직원들과 감을 활용할 방안을 이야기하다 감이 벼슬을 뜻하는 과일인 만큼 수험생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기 위해 선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강원 강릉경찰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지난 8일 청사 뒤뜰 감나무에서 수확한 감으로 만든 감말랭이 수험생이 있는 직원들에게 선물했다. [사진 강릉경찰서]

강원 강릉경찰서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지난 8일 청사 뒤뜰 감나무에서 수확한 감으로 만든 감말랭이 수험생이 있는 직원들에게 선물했다. [사진 강릉경찰서]

순간 최대풍속 26m가 넘는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홍천 합격사과’.

순간 최대풍속 26m가 넘는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홍천 합격사과’.

서일고 3년 200명 합격사과 선물 받아

충남 서산에 있는 서일고 3학년 학생 200여명도 지난달 30일 ‘합격기원, 수능대박’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사과를 선물 받았다. 이 사과는 지곡면에서 생산됐다. 사과에 응원 문구가 담긴 스티커를 부착해 착색시키는 방식으로 재배했다.

지곡면행정복지센터가 준비한 사과를 선물 받은 학생들은 “합격사과의 기운을 받아 좋은 결과를 내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순간 최대풍속 26m가 넘는 강풍에도 떨어지지 않은 ‘홍천 합격사과’도 인기다. 이 사과는 잇단 태풍에도 낙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자 ‘떨어지지 않고 붙었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어졌다. 홍천 합격사과는 지난달 25일부터 1만개 한정으로 서울~양양 고속도로 상행선 동홍천휴게소에서 특별 판매되기도 했다.

노추산 모정탑 찾은 행락객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22일 오후 강원 강릉시 왕산면 노추산 모정탑을 찾은 행락객들이 계곡에 자리 잡은 돌탑을 둘러보고 있다. 3천여개의 돌탑은 차옥순씨가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26년 동안 쌓았다. 2019.10.22   dm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노추산 모정탑 찾은 행락객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22일 오후 강원 강릉시 왕산면 노추산 모정탑을 찾은 행락객들이 계곡에 자리 잡은 돌탑을 둘러보고 있다. 3천여개의 돌탑은 차옥순씨가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26년 동안 쌓았다. 2019.10.22 dmz@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풍새재 과거길 수험생·학부모 발길 이어져 

수능성공을 기원하며 합격 명소를 찾는 이들도 많다.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의 경계를 이루는 연풍새재 ‘과거길’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연풍새재는 조선시대 과거를 보기 위해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던 선비들이 주로 걸었던 길이다. 한양으로 가는 길은 남쪽 추풍령(秋風嶺)과 북쪽 죽령(竹嶺)이 있는데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죽령을 넘으면 대나무처럼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어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은 주로 연풍새재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져 왔다.

어사 박문수 등 과거에 합격한 선비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몰리고 있다. 팔만대장경을 해인사로 옮길 때 거쳐 간 이 길은 조선 시대 물류·군사적으로 중요한 길이었다. 이 길은 2013년 콘크리트 포장을 걷어내고 흙길로 복원한 뒤 ‘과거길’로 명명됐다.

정선과 강릉을 잇는 노추산 계곡에는 애틋한 사연을 간직한 ‘모정(母情)탑’이 있다. 이곳에 가면 고(故) 차옥순씨가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1986년부터 26년간 쌓은 3000개의 돌탑을 볼 수 있다. 모정탑엔 수능 시즌이면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부모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산림청은 2016년 돌탑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했다. 모정탑길은 2018평창겨울올림픽 개최도시 평창·강릉·정선을 잇는 9개 트레킹 코스 ‘올림픽 아리바우길’에 포함되기도 했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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