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65세 이상 1%가 파킨슨병 흔하지만 진단 어려워 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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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은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여러 병원과 한의원을 전전합니다. 평균 세 곳의 의료기관을 거치고, 500만원의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지요. 5400여 만원을 쓴 환자도 있어요." 지난 19일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연구회가 창립됐다. 초대 회장을 맡은 이명식(영동세브란스 신경과.사진)교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일반인은 물론 의사들조차 파킨슨병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이 부족하다"고 연구회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추산되는 파킨슨병 환자는 4만여 명. 이중 1만8000여 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파킨슨병은 진단이 까다롭다. 혈액이나 영상 검사로 간단하게 확진할 수 없다는 것.

"파킨슨병은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따라서 환자의 다양한 증상.동작을 종합해 진단을 합니다. 비슷한 증상의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쉽지요." 환자 역시 허리가 아프면 정형외과를, 성기능이 떨어지면 비뇨기과를, 자율신경계가 망가져 땀이 많이 나면 다한증클리닉을 찾게 된다는 것.

파킨슨병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등 유명인사를 통해 알려진 질환. 그러나 65세 이상 노인의 1%가 파킨슨병일 정도로 흔한 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진단이 어려운 데다 노인성으로 치부돼 방치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족 구성원의 희생이다.

"곁에서 수발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의 발생은 젊은 노동력 상실로 이어집니다. 특히 환자의 40%는 우울증.불안증을 동반하므로 가족의 심적인 고통이 심하지요."

파킨슨병은 완치할 순 없지만 다행히 증상 개선은 가능하다. 가족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여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뇌 속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 생기는 병입니다. 최근엔 뇌 속에서 도파민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오랜 시간 약효를 발휘하는 약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늦게 시작하면 약물반응이 느려 치료효과가 떨어집니다." 조기 발견.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파킨슨병의 전문의 명단, 집에서 할 수 있는 체조 등 자세한 정보는 헬스 조인스 http://healthcare.joins.com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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