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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작년 1달러 벌 때 53센트 사회적가치 창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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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태원 SK 회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술 급변에 대처하기 위해 글로벌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일 중국 '베이징포럼'서 개막 연설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일부터 3일간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와 베이징대 등에서 열린 제16회 베이징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올해 16회째인 베이징포럼은 SK가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 베이징대와 함께 주최하는 연례 국제학술포럼으로 최 회장은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포럼에 참석했다.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베이징포럼 2019'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SK]

최태원 SK회장이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베이징포럼 2019'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SK]

 최 회장은 1일 개막 연설에서 인류가 최근 직면한 두 가지 도전으로 ▶심화하는 지정학적 불안정 ▶급격한 과학 혁신 및 기술변화를 꼽았다. 기존에 테러와 빈곤, 환경오염 같은 오랜 숙제 위에 이런 도전이 더해져 위기가 더 심해졌다는 진단이다. 최 회장은 “미·중 무역 갈등을 비롯한 여러 지정학적 이슈가 전례 없는 리스크를 만들고 있다”며 “특히 이러한 불안정이 세계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오늘날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 머신 러닝 같은 첨단 기술의 급속한 변화 역시 인류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들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9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미 정ㆍ관ㆍ재계 인사 250여 명을 초청한 SK 나이트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20년 만에 최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처음”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앞으로 30년은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포럼에서 최 회장은 “이런 두 가지 도전이 경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사회 안전과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안으로 ▶글로벌 차원의 집단지성과 연대 ▶도전과 혁신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SK가 지난해 280억 달러(약 32조6800억원)의 세전 이익을 얻는 동안 150억 달러(17조 5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며 “이는 1달러를 버는 동안 53센트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아직 측정 과정이 완벽하지 않고, 달러 당 53센트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충분하지 않지만 쉼 없이 개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가치를 측정하고 기업 활동에 반영하려는 SK의 국제적 연대 활동도 소개했다. SK는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와 설립을 주도한 비영리법인 VBA(Value Balancing Alliance)는 지난 8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범해 사회적가치 측정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2022년까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사회적 가치 관련 회계 표준을 만들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해 각국 기업에 사용하도록 권장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SK가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및 산하 국영기업 등과 손잡고 사회적 가치 창출 및 측정방법 공동 개발 등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월 SK가 150억 원을 출연해 만든 비영리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이 출범해 공기업 28곳과 함께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되는 사회적가치 항목의 지표와 기준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번 베이징포럼은 60여개 국 500여 명의 글로벌 리더와 석학이 참석했다.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비롯해 하오핑(郝平) 베이징대 총장, 독일 위르겐 코카 베를린자유대 교수, 웬델 왈라크 예일대 교수, 파울로 포르타스 전 포르투갈 부총리, 수잔 셔크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등이 이 포럼에 참석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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