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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모친 장례미사 1500명 참석…프란치스코 교황 위로 서신 보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 미사. 청와대사진기자단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 미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가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미사에는 문 대통령 가족과 여야 인사, 청와대 관계자, 일반 신도 등 1500여명이 참석했다. 남천성당 입구에는 장례미사 취재진과 입장하지 못한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문희상 국회의장·이해찬 더민주 대표·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참석 #오전 9시부터 일반 신도도 입장…미사 오전 10시 25분 시작 #엄숙한 분위기 속 프란치스코 교황 조전 낭독 이어져 #운구차 오전 11시 20분 남천성당 떠나…장지 경남 양산 하늘공원

장례미사 한 시간 전인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주요 인사의 입장이 시작됐다. 문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를 시작으로 전날 조문을 위해 빈소에 찾았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던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남천성당에 들어갔다. 정치인 등의 조문을 정중히 거절한 문 대통령의 뜻을 존중해 장례일정 동안 빈소를 방문하지 않았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성당을 찾았다.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도 모습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이인영, 윤호중, 김영춘 의원은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부인들이 대리 참석했다.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열린 고 강한옥 여사 장례 미사에 참석한 정치권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원기 전 국회의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청와대사진기자단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열린 고 강한옥 여사 장례 미사에 참석한 정치권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원기 전 국회의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의 참석도 줄을 이었다. 당초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만 참석하는 것으로 논의됐지만,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도 이날 오전 9시 50분쯤 들어갔다.

지난 30일 성당을 찾았으나 조문은 하지 못했던 오거돈 부산시장은 부인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곧바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임채정, 김원기,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더민주 정세균 의원,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이기우 국회의장비서실장 등이 속속 입장했다. 오전 10시 16분 더민주 이종걸 의원을 마지막으로 주요 인사 입장을 마쳤다.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가 열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가 열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신도라면 누구나 참석이 가능한 장례미사의 특성상 일반 신도의 참석도 줄을 이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일반 신도가 남천성당으로 입장하기 시작했다. 입장에 앞서 신부가 남천성당 입구에 서서 “사제가 영성체할 때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면 뭐라고 하십니까”라며 교리문답을 내는 등의 방식으로 신자 여부를 확인했다.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은 경호처와 정문에서 일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3년째 성당을 나가지 않았다는 최경희(77) 씨는 “신부가 영광송을 외워보라고 하는데 생각이 안 나더라”며 “몇 년간 냉담했지만 특별한 날이라 참석하고 싶어 왔는데 아쉽다”며 발길을 돌렸다. 이날 오전 10시 25분부터 장례미사가 시작되면서 남천성당 정문은 봉쇄됐다.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장례미사는 손삼석 천주교 부산 교구장이 집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사이에 운구가 놓였고, 운구 앞 테이블에는 강 여사의 영정사진과 십자가, 양초가 놓여졌다. 사제가 운구에 성수를 뿌리자 바로 앞에 앉은 문 대통령과 내외와 아들 준용 씨, 딸 다혜 씨가 묵묵히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조전(조의를 전하기 위한 전보) 낭독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을 위로하고 모두에게 평화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조전은 낭독 후 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운구행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운구행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오전 11시 10분 장례미사가 끝나자 준용 씨가 영정사진을 들고 남천성당 본당 앞으로 나왔다. 준용 씨 뒤로 사제 2명과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 4명이 고인의 운구를 들고 뒤따랐다. 이어 침통한 표정의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인의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는 것을 지켜보던 문 대통령은 상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훔치기도 했다. 운구차가 출발하자 문 대통령과 김 여사도 차량에 탑승해 11시 23분 남천성당을 떠났다. 고인의 장지는 문 대통령의 부친이 안장돼 있는 경남 양산 하늘공원이다.

장례미사에 참석한 민주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는 “엄숙하게 진행됐다”며 “송기인 신부가 강연에서 고인은 생전에 어렵거나 힘든 내색을 잘하지 않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일반 신도 신분으로 참석한 최병무(68) 씨는 “일부 신자가 눈물을 훔치는 등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장례미사가 이뤄졌다”며 “문 대통령의 말씀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거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무리 됐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하준호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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