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럼프 '가짜뉴스 내로남불'···'훈장 건 군견' 사진은 가짜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IS 알바그다디 제거작전에서 공을 세운 군견에 명예대훈장을 수여하는 합성사진을 게재했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IS 알바그다디 제거작전에서 공을 세운 군견에 명예대훈장을 수여하는 합성사진을 게재했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IS 수장 알 바그다디 제거에 공을 세운 군견의 목에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걸어주는 합성사진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영웅(AMERICAN HERO!)'이라는 문구와 함께 한 보수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던 합성사진을 올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알바그다디 폭격 후 터널로 도망가는 그를 추격해 자살하게 한 군견의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보안상의 이유로 군견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물론 군견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연일 군견이 화제가 되며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져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이 합성사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성향 사이트 '데일리와이어'에 올라온 이 합성사진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한 것이다.

하지만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유리한 대목에선 합성사진을 이용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당 원본 사진의 저작권은 AP통신에 있었으나, 데일리와이어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합성했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그대로 트위터에 올렸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제레미 보링 데일리와이어 최고경영자도 출처 없이 변형된 사진이 게시된 데 대해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사진 인용이 문제가 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데일리와이어, 아주 소소한 재미였다, 고맙다"며 "다음주쯤이면 '살아있는' 버전(군견)이 중동을 떠나 백악관으로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군견 합성사진(왼쪽)과 원본인 2017년 7월 제임스 맥클로한(오른쪽) 베트남 참전용사가 명예대훈장을 받는 모습. [트럼프 트위터 캡처,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게시한 군견 합성사진(왼쪽)과 원본인 2017년 7월 제임스 맥클로한(오른쪽) 베트남 참전용사가 명예대훈장을 받는 모습. [트럼프 트위터 캡처, AP=연합뉴스]

특히 해당 사진의 원본은 지난 2017년 7월 31일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참전용사 제임스 맥클로한(73)에게 명예훈장을 걸어주는 사진으로 확인됐다. 맥클로한은 의무병으로 베트남전 당시 10명의 목숨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수여한 명예훈장의 주인공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