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사진을 29일 공개했다.
사진을 통해 해금강호텔,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온정각, 이산가족면회소, 문화회관 등 민간기업과 한국관광공사, 정부가 소유한 건물들이 지난 10여년간 관리되지 않고 방치된 모습이 드러났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3일 노동신문을 통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은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내 관광시설들을 살펴보며 “건축물들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 아니라 그것마저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다고 말씀하시었다”고 전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지난 23일 “금강산에 있는 우리 시설들은 이미 10년 정도 경과하는 과정에서 유지·관리를 하지 않아서 많이 낡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들 시설의 개보수 필요성을 인정했다.
숙소인 금강빌리지와 구룡빌리지는 1998년과 2005년 개관했다. 이 두 곳의 실제 사업자인 현대아산은 관광지구 조성 당시 금강산 현지에 기존 시설이 없고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상황에서 개관을 서두르고자 컨테이너를 숙소로 개조했으며 문화회관 등에도 내구성 있는 자재를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금강빌리지와 구룡빌리지에 대해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 “건설장의 가설건물”이라고 표현했다.
1999년 2월 개관한 620석의 공연장인 문화회관은 바닥 표면이 벗겨졌다. 2008년 7월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로 완공된 이산가족면회소는 작년 8월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 준비를 위해 방북한 시설점검단도 “전반적으로 개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정부도 상설면회소 개소를 위해 개보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 밖에도 바다 위에 떠 있는 해금강호텔은 강한 바람과 염분에 노출돼 곳곳이 녹슬어 있었다. 판매시설과 식당, 카페, 사진관 등 부대시설로 구성된 온정각도 건물 천장 등에 곰팡이와 때가 가득해 보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