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센터, 오바마는 뒷전. 비슷한 작전을 지켜보는 사진에서 두 대통령의 위치는 확연히 달랐다.
[서소문사진관]
미국은 27일(현지시간) 자국 특수부대원들의 작전으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들과 함께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날 특수부대원들의 작전 상황을 지켜봤다.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에서 참모진들이 좌우로 배석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실 테이블 정 중앙에 앉아있다. 트럼프 대통령 좌우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앉았다. 대통령을 비롯해 배석한 참모진 모두는 정복과 정장 차림이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반면 지난 2011년 5월 1일 백악관에서 미국 네이비실 특수요원들의 알카에다 테러조직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장면을 지켜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이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실 구석에 앉았고 쪼그리고 앉아있고 테이블 상석에는 작전 실무를 담당한 마샬 B 웹 공군 준장이 앉았다. 합참의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은 뒷 편에 서 있다. 회의실 조명도 다소 밝지 않는 듯 사진은 어둡다.
정복과 정장 차림은 단 두 사람뿐이고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간편한 복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카메라 앵글은 회의실 정 중앙으로 들어가지 않고 한쪽으로 비켜나 있다.
특수대원들의 작전은 적을 물리치는 '통쾌'한 장면일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국가 최고 권력자의 마음은 무겁다. 오바마 대통령과 참모진들은 손으로 입을 막고 있거나 팔짱을 끼고 시선이 각각 고정되지 않아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입을 다문 채 앉아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표정은 엇비슷하게 일치한다. 자국의 특수대원들이 희생될 수 있는 일촉즉발의 현장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표정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한 곳에 고정된 시선은 하나둘 셋 찰칵으로 기록되는 기념사진처럼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의 당시 상황실 사진을 촬영한 피트 수자 전 백악관 사진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메타데이터는 17시 5분 24초로 실제 작전 시간 오후 15시 30분과 차이가 크다며 사진의 연출을 지적했다. 사진의 메타데이터는 시간을 비롯한 촬영의 모든 조건이 기록된다. 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