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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학습에 초월적인 심리학이 상관 있다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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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호 14면

김환영의 영어 이야기

[사진 하이킹 아티스트]

[사진 하이킹 아티스트]

‘언어의 신(神)’이 있다면, 모국어 습득은 신의 선물이다. 모국어는 별다른 노력 없이 배운다. 세계의 모든 사람은 ‘엄마말(mother tongue)’을 배우기 위해 자신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대부분 기억조차 못 한다.

‘왜 배워야 하는가’ 마음의 문제 #무식하게 공부하면 요령도 생겨

하지만 제2, 제3 언어 습득에서 ‘언어의 신의 은총’은 선별적이다. 외국어를 상대적으로 쉽게 배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수십 개 언어를 습득한다. 어떤 이들은 제2 외국어 하나도 버겁다.

영어라는 외국어를 배우려면, 영어라는 바닷속으로 일단 용감하게 다이빙해야 한다. 침수하지 않고 준비만 할 수는 없다. 준비만 한다면, 나이 50, 60이 돼도 초급이나 중급조차 못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영어의 바다로 뛰어들어 영어 수준이 중급 이상이 된 다음에도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투입 시간 대비 성과가 신통치 않다면, 영어 학습에 대한 진지하고 솔직한 긴 ‘성찰’이 필요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속담이 있지 않은가.

심리학자들은 영어 학습에도 메타인지(meta-cognition), 즉 ‘생각에 대한 생각(thinking about thinking)’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메타인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또한 메타감정(meta-emotion), 즉 ‘감정에 대한 감정’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영어 학습에도 뭔가 ‘초월적’인 깊은 차원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심리학자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면, 우리는 다음 같은 자문자답(自問自答)이 필요하다.

나는 왜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Why), 나는 어떻게 영어를 배우고 있는가(how), 나는 영어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가(What). 영어는 ‘나’라는 사람과 대체 무슨 관계인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나는 누구이며 나는 어떤 사람이길래 영어를 배워야 하는가. 영어는 정체성(identity) 문제이기도 하다. 학자들은 특히 부족한 자부심·자존감·자신감·불안감이 영어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움직이는 것은 무엇일까. 심리학은 동기부여(動機附與, motivation)에 주목한다. 그런데 동기에는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와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가 있다. 영어 학습에 대입한다면, 외재적 동기는 시험이나 대입, 취업을 위한 동기다. 내재적 동기는 그냥 뭔가 좋아서 하는 동기다. 내재적 동기가 외재적 동기가 더 강력하다고 알려졌다.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에 능통한 학자에게 “외국어는 어떻게 공부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더니 “그냥 무식하게 하면 된다”는 답을 들었다. 맞는 말이다. 무식하게 영어를 공부하다 보면 나름 요령도 생길 것이다.

모든 말에는 일리(一利)가 있고 일리(一理)가 있다. 그 반대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영어 학습에 대해 수많은 말을 들어왔다. 모두 다 일리가 있을 것이다. 교육 심리학이 인정한 영어 학습법은 주기적인 ‘간격 반복(間隔反復, spaced repetition’이다. 예컨대 카드로 단어 학습장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복습하는 것이다.

김환영 대기자 / 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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