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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모습 드러낸 MC몽 “용서 받을 수 없는 것 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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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8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 참석한 MC몽. [연합뉴스]

25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8집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 참석한 MC몽. [연합뉴스]

“저희 직업(연예인)은 대중이 주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상황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고 음악으로 갚겠다는 말을 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도 압니다. 모든 사람에게 이해를 받을 수도 없고,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이해나 용서를 받을 수 있다면 음악을 하겠습니다. 음악만이 저를 숨 쉬게 해줬고, 솔직히 음악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25일 8집 ‘채널8’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 #2011년 병역 기자회견 이후 첫 공식행사

25일 래퍼 MC몽(본명 신동현ㆍ40)이 2011년 병역 기피 논란 관련 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섰다. 3년 만에 8집 앨범 ‘채널8(Channel8)’을 낸 그는 서울 광장동에서 열린 음악감상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심스럽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10년 전 MC몽과 지금 신동현으로 사는 모습이 너무 달라졌다”며 “이 앨범은 현재의 내 삶을 푼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치아는 치료 받는 중…완치 불가 판정”

2011년 병역 기피 논란 기자회견 이후 8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선 MC몽. [뉴스1]

2011년 병역 기피 논란 기자회견 이후 8년 만에 공식 석상에 선 MC몽. [뉴스1]

고의 발치로 병역을 기피한 혐의에 대해 2012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관련 질문이 쏟아지자 그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고개를 숙이거나 숨을 고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았던 사람으로서 논란거리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죄송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시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는 “치아는 현재도 치료 받고 있는 상태로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소견”이라며 “상담 치료를 병행하며 트라우마 증후군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가시 돋친 말도 많고, 사실과 다른 이야기도 많았지만 고소를 하거나 법적 대응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것조차도 감수해야 하고, 평생 품고 살아야 하는 일 같다”고 말했다.

MC몽 8집 타이틀곡 ‘인기’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 밀리언마켓]

MC몽 8집 타이틀곡 ‘인기’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사진 밀리언마켓]

대신 더블 타이틀곡 ‘인기’에 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난 숨은 게 아니라 품은 거야/ 무는 게 아니라 묻는 거야/ 뼛속까지 딴따라라라라서/ 그래도 웃으며 난 부를 거야” 등 가사 곳곳에서 그의 심경이 느껴진다. ‘서커스’(2008) 등 전성기 시절 모습을 스스로 패러디하며 “맥주 거품 같은 인기/ 까닥 실수하면 미끼”라며 “내 꼴 나기 전에 겸손”하길 후배들에게 권한다. ‘트로트 여신’으로 떠오른 송가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이 어리석은 놈아/ 아직도 모르느냐/ 이놈의 썩을 놈아/ 넌 낙원을 원했느냐”며 구성진 꾸짖음을 더했다.

“내 꼴 나기 전에 겸손하길” 조언 통할까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피처링 군단의 면면도 화려하다. 또 다른 타이틀곡 ‘샤넬’은 박봄, 수록곡 ‘온도’는 수란, ‘알아’는 박혜원 등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의 명단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협업한 가수들까지 차례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MC몽은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어서 어떤 친분이나 금전적 거래 없이 부탁을 드렸고, 다행히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며 “부디 그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6집 타이틀곡 ‘내가 그리웠니’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유튜브 캡처]

6집 타이틀곡 ‘내가 그리웠니’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유튜브 캡처]

논란 이후에도 6집 ‘미스 미 오어 디스 미’(2014), 7집 ‘U.F.O’(2016) 등 꾸준히 앨범을 발표해온 그는 다음 앨범 타이틀곡까지 예고했다. 마블 영화 뒤에 삽입되는 쿠키 영상처럼 앨범 마지막에 ‘눈이 멀었다’ 쿠키 버전을 수록한 것. 당시 별다른 활동 없이도 ‘내가 그리웠니’ 등이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앞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방송 복귀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며 “일상으로의 복귀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무인도’는 33일간 문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않은 경험을 토대로 만든 곡이에요.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TV만 보던 시간이었죠. 하지만 집 안에만 숨지 말고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도 좀 만나라는 조언에 따라 한 발짝 내디뎌 봤더니 의외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연예인 MC몽으로 살던 시절이 어땠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아주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희망을 찾고 있는 지금이 너무 좋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행복해지는 방법도 찾아보려고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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