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찜질방 대여 옷 '세균 우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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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찜질방에 가면 입구에서 전용 찜질복을 빌려줍니다. 똑같은 옷을 입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바닥에 누워 식혜를 마시고, 불가마에서 연인들이 서로 땀에 전 찜질복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 우리네 찜질방에서만 볼 수 있는 낭만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업소의 대여용 찜질복이 '세균 투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서울 시내 찜질방 20곳의 찜질복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했더니 무려 17곳에서 일반 세균이 검출됐다는 거예요. 일부 업소에선 찜질복을 목욕탕용 발판이나 수건과 함께 수거해 세탁하고 있었어요. 수거한 찜질복을 주차장 바닥에 쌓아두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찜질복은 불특정 다수가 돌아가며 입는 데다 속옷 없이 맨살에 직접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피부질환 감염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대여 의류의 위생에 대한 법적 기준이 모호하다는 겁니다.

관련 법에는 '손님에게 세탁한 대여복을 제공해야 한다'고만 했을 뿐 세균에 관한 기준은 없습니다. 소보원은 상처가 있거나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대여 찜질복을 입지 말도록 당부했습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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