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기자회견 반응] "명쾌한 해명없어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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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학자 송두율씨의 기자회견을 방송과 인터넷으로 접한 학계와 사회단체 등의 소감은 크게 엇갈렸다.

대체로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고, 그다지 솔직해 보이지도 않았다"는 반응이었으나 "상당 부분 의혹이 해명됐고, 이제는 우리 사회가 그를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

중립적인 단체를 자처하는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조중근 사무처장은 "노동당 입당 경위, 북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서의 활동 내용, 공작금 수수 여부 등에 명쾌한 해명이 없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로 이 같은 부분이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남상욱(북한학과)교수는 "첫 북한방문 때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것은 사전에 친북 활동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과의례였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南교수는 "그가 차라리 '한때는 북한 체제가 우월하다고 생각해 친북활동을 했으나 지금 생각해 보니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고백했으면 해명을 받아들이기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한상진(사회학과)교수는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宋교수가 추가로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韓교수는 "김일성 주석과 사진을 찍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손을 잡은 모습은 단순한 방문객이나 학생의 신분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늘 그의 해명으로는 이러한 부분이 설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김일영(정치학과)교수도 "명백히 친북 활동을 하고선 자신을 '경계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솔직한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평소 宋씨와 가깝게 지낸 학자.단체의 입장은 달랐다.

서울대 김세균(정치학과)교수는 "宋교수의 진솔한 고백을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金교수는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데 그와 한국 사회의 시각차가 크다고 느끼지만,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로 가려면 宋교수의 입장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정현백(사회학과)교수는 "宋교수의 대답이 어눌해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해명은 다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보성향 단체인 민중연대의 정대연 정책위원장도 "사실관계는 향후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에서 느낀 그의 고뇌를 이해해 적극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宋씨를 초청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이날 "파장이 의외로 커져 난감하다.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상언.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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